구글이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3 프로’를 출시하며 생성형 AI 시장에서 오픈AI의 챗GPT가 지켜온 3년의 독주 체제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본격적인 양강 구도가 펼쳐지며, ‘AI=챗GPT’라는 기존 인식이 바뀌고 있다.
제미나이3의 반격…GPT-5.1을 성능으로 눌렀다
구글이 11월 18일(현지시간) 공개한 제미나이3 프로(Gemini 3 Pro)는 출시 직후부터 “챗GPT를 뛰어넘은 첫 모델”이라는 평가를 모으며 테크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테크 리뷰 매체 톰스가이드가 이미지 해석, 코딩, 창의적 글쓰기 등 11개 테스트 항목을 비교한 결과 7개 영역에서 제미나이3가 GPT-5.1을 앞섰다고 밝히며, 성능 우위가 수치로 확인됐다.
특히 고난도 추론·이해·창의성 영역에서 제미나이3가 ‘판정승’을 거두며 “AI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AI 벤치마크 ‘인류의 마지막 시험(Humanity’s Last Exam)’에서도 정답률 37.5%를 기록해 GPT-5의 24.8%를 크게 앞지르며, 모델 자체의 진일보한 기술력을 증명했다.
오픈AI 내부도 인정한 ‘추격 허용’ 순간
샘 올트먼 오픈AI CEO 역시 내부 메모에서 “구글의 급격한 모델 발전이 회사에 일시적 경제적 압박을 줄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지며, 오픈AI 내부에서도 구글의 추격을 이미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두고 “오픈AI가 처음으로 방어전에 돌입한 순간”, “구글의 기술 우위가 수면 위로 드러난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병목을 뚫은 구글…AI 사전훈련의 한계 돌파
전문가들은 제미나이3의 약진 배경으로 구글이 해결해낸 ‘사전훈련(pre-training) 병목 문제’를 꼽는다.
AI 발전의 기본 원리인 ‘스케일링 법칙’은 데이터·컴퓨팅을 투입하면 성능이 비례해 향상되는 구조지만, 최근 1년간 오픈AI와 구글 모두 한계에 직면해 개발 속도가 정체돼 왔다.
그러나 이번에 구글이 새로운 아키텍처를 통해 병목을 해소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AI 대전환의 속도를 다시 끌어올린 주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는 곧 오픈AI와 구글 간 기술 격차가 다시 한 번 요동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챗GPT는 ‘슈퍼앱 전략’으로 맞서며 서비스 확장
구글이 모델 성능에서 우위를 점하는 흐름을 가져가자, 오픈AI는 플랫폼 기반 확장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챗GPT의 주간활성이용자(WAU) 8억 명은 여전히 제미나이의 월간활성이용자(MAU) 6.5억 명보다 많으며, 오픈AI는 이 강력한 사용자 기반을 지키기 위해 챗GPT를 ‘AI 슈퍼앱’으로 진화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오픈AI는 GPT에 ▲스포티파이·부킹닷컴 등 외부 앱 연동 ▲챗GPT 내 쇼핑·결제 기능 탑재 ▲그룹챗·커뮤니티 도입 ▲헬스케어·성인 콘텐츠로 확장 준비 중이다.
특히 오픈AI 앱 부문을 이끄는 피지 시모 CEO는 “챗GPT 하나로 개인 쇼핑 매니저, 여행사 직원, 재무 고문, 건강 코치를 모두 제공할 수 있다”며, 챗GPT가 개인 비서의 범위를 넘어 일상의 ‘중심 플랫폼’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구글의 ‘AI 풀스택’이 만들어낼 생태계 시너지
구글의 반격도 강해질 전망이다. 구글은 AI 전체 스택을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구글은 ▲AI 클라우드(Google Cloud) ▲TPU 반도체 ▲픽셀폰·노트북 등 하드웨어 ▲안드로이드 OS ▲구글 검색엔진 ▲크롬 브라우저까지 보유하고 있다.
디인포메이션은 “제미나이라는 브랜드는 향후 사라질 수도 있으며, 구글은 고성능 AI를 검색·크롬·안드로이드에 자연스럽게 녹여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구글은 사용자가 ‘AI를 고른다’는 감각 없이 AI를 일상에 기본값처럼 통합하는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의미다.
AI 왕좌를 둘러싼 2라운드…구글의 역전극이 시작됐다
2025년 말, 생성형 AI 시장은 분명한 분기점을 지나고 있다.
챗GPT가 만들어낸 AI 혁신의 시대는 계속되지만, 구글 제미나이의 부상은 오픈AI 단독 체제가 사실상 종료됐음을 선언하는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구글은 기술력으로, 오픈AI는 플랫폼 확장으로 맞서면서 AI 패권 전쟁은 본격적인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누가 장기적인 승자가 될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지만, 지금 분명한 것은 AI 시장의 권력 지도가 3년 만에 처음으로 다시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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