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테크 자이언트들이 실리콘밸리를 다시 찾았다. 이번엔 기술 수출이 아니라 인재 사냥이다. 글로벌 AI 전쟁의 심장부에 발을 딛고, 실리콘밸리의 탑티어 엔지니어들과 직접 맞붙는다.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강력한 신호다.
네이버, ‘벤처스’ 출범 실리콘밸리 진출
2025년 6월, 네이버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첫 해외 투자법인 ‘네이버 벤처스(NAVER Ventures)’를 출범시키며 글로벌 무대 진출을 공식화했다. 그 시작을 알린 네트워킹 행사에는 창업자 이해진 이사회 의장, 최수연 대표를 비롯한 핵심 경영진과 현지 VC, 테크 스타트업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네이버의 첫 투자 타깃은 영상 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Twelve Labs)’다. 딥러닝을 통한 비디오 이해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AI 씬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 스타트업은, 네이버의 글로벌 기술 네트워크를 등에 업고 한 단계 도약할 기회를 얻었다.
이해진 의장은 “AI 시대에도 다양성은 핵심 가치다. 네이버는 그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더 많은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스, ‘USA 밋업’으로 현지 인재 직접 영입 선언
한발 앞서 AI에 올인한 토스(Toss)도 실리콘밸리에서 움직였다. 6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로스알토스에서 열린 ‘Toss USA 밋업’은 글로벌 엔지니어들과의 네트워킹이자, AI 인재 리크루팅의 전초전이었다. 이승건 CEO가 직접 연단에 올라 토스의 개발 문화와 AI 비전을 설명한 이 행사는, ‘개발자 친화 기업’으로서 토스의 정체성을 실리콘밸리에 각인시키는 자리였다.
올해 실리콘밸리에 글로벌 오피스를 개설한 토스는 AI와 데이터 직군 중심으로 세 자릿수 인재 채용을 예고했다. 이를 위해 전담 채용팀까지 신설하며, 북미 현지 기술 생태계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지금, 왜 실리콘밸리인가
네이버와 토스의 전략은 명확하다. 기술의 본산에서 최고의 인재를 직접 확보하고, 글로벌 스타트업과 협업하며 AI 기반의 미래 먹거리를 키운다는 전략이다.
국제 정세 불확실성과 투자 위축이 맞물린 지금, 오히려 대담한 투자를 통해 판을 키우겠다는 역발상 그 무대가 실리콘밸리인 것이다.
내수용 테크 시대는 끝났다. 네이버는 투자로, 토스는 채용으로 각기 다른 방식이지만 목표는 하나다.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금, 실리콘밸리에서 K-테크의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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