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복제하는 기술, 도시를 다시 쓰다

네이랩스가 구현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표 도시를 3D로 만든 모습   이미지=네이버랩스
네이랩스가 구현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표 도시를 3D로 만든 모습   이미지=네이버랩스

도시를 복제하는 기술, 디지털트윈이 지금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단순한 건물 모델링 수준이 아니다. 네이버랩스는 10일,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메디나·제다를 통째로 디지털 세계에 재현한 모습을 공개했다. 총면적 6,800㎢, 서울의 11배. 건물 수만 92만 동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디지털트윈은 현실 공간을 정밀하게 디지털로 옮겨와, 이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하고 예측하며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도시, 제조, 건설, 부동산을 포함한 거의 모든 물리적 세계의 운영 방식에 이 기술이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보는 기술에서, 결정하는 기술로

이번 사우디 프로젝트는 단순한 3D 도시 맵이 아니다. 네이버랩스의 AI 기반 매핑 솔루션 ‘ALIKE’를 중심으로 구축된 ‘KSA 디지털 트윈 시스템’은 실제 도시 행정, 도시 계획, 재난 대응까지 포함하는 살아 있는 플랫폼이다. 지형 분석, 일조 시뮬레이션, 건축법 위반 자동 검토, 홍수 예측까지 가능하다.

이 플랫폼은 디지털트윈을 ‘보는 기술’에서 ‘결정하는 기술’로 끌어올렸다. 도시 설계, 재난 대응, 인프라 운영 전반을 이 기술이 책임지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 트윈 플랫폼 사용화면 : 홍수 시뮬레이션  이미지=네이버랩스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 트윈 플랫폼 사용화면 : 홍수 시뮬레이션  이미지=네이버랩스

메카를 맡긴 나라, 한국을 선택했다

메카와 메디나는 세계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상징적인 도시이다. 그 공간을 외국 기업이 디지털로 복제하고 행정 운영을 지원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력 이상의 신뢰를 의미한다.

사우디는 이 프로젝트를 국가 디지털 전환 전략(Vision 2030)의 일부로 보고 있으며, 기술 파트너로 한국을 선택했다. 이제 세계는 한국을 ‘디지털트윈을 현실화할 수 있는 국가’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트지털트윈, 대기업만의 기술은 아니다

한국의 디지털트윈 기술력은 네이버랩스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생태계는 훨씬 넓고 깊다.

네이버랩스는 도시 단위 자동 매핑과 시뮬레이션에서 독보적 기술을 보여줬고, XR·로보틱스 연계 확장까지 가능성을 열었다.

올림플래닛(OlimPlanet)의 존재도 인상적이다. 이들은 XR 기반 3D 솔루션 ‘엘리펙스(ELYPECS)’를 통해 B2B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SaaS 기반으로 접근성과 유연성을 모두 갖췄고, 쇼룸·가상전시장·디지털 부동산을 손쉽게 구축할 수 있어 산업용 디지털트윈의 상업화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또한 이지스, 유클리드소프트 등은 공공 중심 도시정보화에 특화된 플랫폼을 구축하며 행정과 민간을 연결하는 실전형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다.

디지털트윈은 도시의 Operating System

디지털트윈은 단지 기술이 아니다. 도시를 어떻게 볼 것인가,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바꾸는 새로운 운영체계다. 정책, 재난, 환경, 건설, 에너지까지 모두가 디지털트윈을 기준으로 다시 설계되고 있다.

한국은 지금 이 변화의 중심에 있다. 도시의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재구성할 수 있는 기술력과 플랫폼을 가진 한국의 기업들이 세계의 디지털 도시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관련기사
저작권자 © KMJ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