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프로젝트를 넘어, 관계와 생태계를 남기는 방법에 대하여

누구나 일을 하며 기쁠 때와 슬플 때가 있다.  다양한 성장 경험 속에서 진화 중인 우리 시대 스마트워커를 위한 나침반이 되길 바라며.

이미지=GMA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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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AFF(Global Metaverse AI Film Festival) 시상식이 이제 일주일 (6/20, 코엑스 MVEX 행사장) 앞으로 다가왔다.

38개국에서 335개의 작품이 응모됐고, 그중 69편이 본선에 진출했다. 이 숫자는 단순한 통계를 넘어선다. AI 기반 창작이라는 새로운 흐름 안에서, ‘퀄리티 있는 응모작’이라는 가장 중요한 목표를 현실로 만들어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런 장기 프로젝트에서 진짜 성과는 시점마다 다르게 정의된다. 시작 단계에선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가, 중반에는 퀄리티와 진행력이, 그리고 끝에 다다르면 ‘다음’을 준비하는 방식이 중요해진다. 흔히 우리는 프로젝트가 끝나면 정리나 해방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지금 KMJ가 고민하는 건 ‘플랜B’가 아니다. 하나의 성과를 바탕으로 이어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시작. 바로 ‘애프터A’다.

GMAFF는 작은 시도였지만, 그만큼 진심을 담을 수 있었다. AI 창작자들이 어떻게 관객과 공명할 수 있을까—그 질문에서 출발한 이 실험은, 예상보다 훨씬 따뜻한 장면들을 남겼다. 작품의 제목도 낯설고, 작가도 신인이었지만, 그 속엔 기대를 뛰어넘는 성실함과 감정의 결이 담겨 있었다. 우리는 그 성실함에 응답할 차례다. 영화제가 흔히 그렇듯 한 번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기 위해, GMAFF가 표방했던 본래의 취지, ‘Metaverse AI 크리에이터 네트워킹을 통한 창작 생태계의 확장’을 이제 본격적으로 꺼내야 한다.

그림은 이렇게 펼쳐진다. 단순한 연락처 공유가 아닌, 직업적 협업을 위한 진짜 네트워킹. 콘텐츠 제작자, 툴 개발자, 큐레이터, 편집자, 그리고 신생 영향력자인 MetFluencer(가상 공간에서 의미 있는 영향력을 확산시키는 사람들)가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태도’를 형성하는 장면. 그리고 결국 지속가능한 네트워킹이 형성되려면 비즈니스에 대한 기회제공과 협업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 

‘AI로 뮤직비디오를 프로듀싱하는 사람’, ‘버추얼 페르소나 편집자’, ‘몰입형 입체콘텐츠 기반의 인플루언서’ 등 그들은 하나의 직책보다, 흐름 속에 움직이는 존재다. 역할은 유동적이고, 직업은 하나의 정체성이 아닌 다양한 협업의 축으로 재구성된다. 바로 이 연결의 지점, 그 사이에서 태어나는 관계성과 확장성이 애프터A의 핵심이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완성도가 아니라 여운으로 남는다. 누구와 함께했는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그 감정의 결이 훨씬 오래 간다. GMAFF가 남긴 것도 그런 경험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문서 대신 네트워크를, 결과물 대신 관계를 남기고 싶다. 인수인계가 문서에서 대화로 진화하듯, 프로젝트 또한 이벤트에서 커뮤니티로 전환되어야 한다.

직업은 더 이상 자격증이나 명함에 담기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누구를 연결하고 있는가가 곧 당신의 직업이다. 당신이 만든 결과는 끝이 아니라, 다음 챕터를 설계할 자격이 된다. 애프터A는 과거의 마무리가 아니라, 미래를 여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당신의 애프터A는 어디서 시작되고 있는가?

신승호

코리아메타버스저널 발행인.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CPND)를 아우르는 혁신적인 브랜드 구축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전 와디즈 CMO로서 크라우드 펀딩과 스타트업 투자 문화를 대중화시켰으며, 쏘카 CMO로 모빌리티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확장했다. Daum 브랜드 마케팅 총괄, Mnet 편성 PD로 콘텐츠 마케팅과 채널 아이덴티티 전략을 담당하며 브랜드 정체성과 시장 포지셔닝을 강화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또한 애니메이션 ‘로보카 폴리’ 뉴미디어 사업 총괄, 이머시브 테크 기업 올림플래닛의 사업/마케팅 총괄을 맡으며 콘텐츠와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현재 코리아메타버스저널의 발행인이자 메타플래닛 대표로서 메타버스, AI, XR 등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의 접점을 연구하며, AI 시대의 스마트워크와 일의 미래를 탐구하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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