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LLM 개발 1936억·AI 확산 1793억 편성…기술 자립과 산업 전환 투트랙 가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6월 21일 공식 공고를 통해 총 1936억 원 규모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지원 사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은 7월 21일 오후 4시까지 접수를 마감하며, 단순한 외산 기반 파인튜닝 방식보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체 설계·학습이 가능한 ‘스크래치 기반 모델’에 방점을 둔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업이 “AI 기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기반”이라고 명시했다.
“기술 자립이 목표…파인튜닝만으론 부족” 정부 설명회서 밝혀
지난 6월 27일 과기정통부 주관 사업설명회에서 정부 관계자는 “외국 오픈소스 모델을 가져와 일부 미세조정(fine-tuning)만 하는 방식은 이번 사업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파인튜닝도 기술력’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한 해명 차원에서 나왔다. 고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결과물 자체보다, 개발 전 과정을 경험함으로써 산업 생태계의 독자 역량을 키우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릴리온랩스·모레·코난, 자체 개발 모델로 경쟁
스타트업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트릴리온랩스는 네이버 출신 신재민 대표(34세)가 이끄는 기업으로, 210억 파라미터 규모의 모델을 사전학습부터 자체 수행 중이다. 구현모 KAIST 겸임교수는 7월 5일 언론 인터뷰에서 “트릴리온랩스는 현재 국내 AI 스타트업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모델을 진화시키고 있다”며 가능성을 언급했다.
모레(MOREH, 대표 조강원)는 2024년 말 공개한 오픈소스 모델 ‘Motif(모티프)’를 기반으로, 1020억 파라미터 규모의 구조와 가상화 GPU 최적화 기술을 무기로 내세운다.
코난테크놀로지는 김영섭 대표가 직접 프로젝트를 진두지휘 중이며, 131억 개 파라미터 모델 학습을 완료했으며, 벡터 검색과 RAG 기술 접목이 특징이라 6일 밝혔다.
대기업도 오픈소스 공개…정예팀 결성 움직임
대기업 역시 정부 사업 참여를 공식화하며 스타트업과의 컨소시엄 구성도 검토 중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6월 ‘하이퍼클로바X 시드’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30억·15억·5억 파라미터 모델로 구성된 이 시리즈는 공개 한 달 만에 30만 건 이상 다운로드되며 생태계 확장을 주도하고 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기술 공개가 쉽지는 않았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사업 참여를 결정했다”고 7월 6일 인터뷰에서 밝혔다.
LG AI연구원은 올해 초 공개한 320억 파라미터 모델 ‘엑사원 딥(EXAONE Deep)’이 딥마인드의 딥시크 모델보다 5% 더 작으면서도 동급 이상의 성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78억 파라미터 경량형 모델은 OpenAI의 o1-mini보다 우수한 성능을 확보했다는 자체 테스트 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KT는 7월 4일 자사 개발 모델인 ‘믿:음 2.0’을 오픈소스로 전환하면서 본격 참여를 선언했다.
2차 추경 통해 AI 예산 1793억 추가 확보
과기정통부는 2025년 7월 4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AI 분야에 1793억 원을 추가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 중 656억 원은 공공·의료·제조 분야의 AI 대전환에 쓰이며, 자율주행·드론·로봇 등 피지컬 AI 핵심기술 검증(PoC)에 426억 원, AI 반도체 고도화 300억 원, 사이버보안 대응 체계 50억 원, 청년 대상 AI 교육 34억 원 등이 포함됐다.
이번 추경은 기존 1천억 원 규모의 AI 혁신펀드에 500억 원을 추가 투입해 산업 전반의 AI 전환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단기 성과보다 '기술 내재화'…정부, 전략 명확히 밝혀
정부는 빠른 서비스 출시보다는 국내 기업들이 LLM을 구조부터 직접 설계하고, 학습·검증·최적화까지 전 주기를 경험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업은 글로벌 기업에 종속되지 않는 독립형 LLM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며,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이 생성형 AI 기술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기초를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6월 21일 사업 안내문에서 명확히 밝혔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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