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AI·드론 무장에 맞선 韓의 해법은 ‘소버린 AI’…코난, 3대 전략 발표

16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국방 AI 테크 서밋 2025’는 대한민국 방산 산업의 전환점을 예고했다.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코난테크놀로지가 개최한 이번 행사에서는 국방 분야에 적용 가능한 AI 기술과 함께 향후 방산 AI 생태계를 이끌 3대 전략 로드맵이 공개됐다.

김영섬 코난테크놀로지 대표  사진=코난테크놀로지 제공, 연합뉴스
김영섬 코난테크놀로지 대표  사진=코난테크놀로지 제공, 연합뉴스

이번 서밋은 SK텔레콤, 한국항공우주산업, 델테크놀로지스, TG삼보, 에스넷시스템 등이 후원사로 참여했으며, 군 관계자와 방산 업계 종사자 200여 명이 참석해 기술적·전략적 관심이 집중됐다.

AI로 무장한 중국…韓 수출 전략 고도화 절실

중국은 이미 AI, 드론, 로봇 등 첨단기술을 무기체계에 빠르게 접목하며 세계 방산 시장에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 산업연구원 '중국 방위산업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24년 기준 세계 무기 수출 점유율 5.9%로 4위를 기록하며 한국(2.2%)을 크게 앞섰다.

특히 중국 항공공업집단(AVIC), 병기공업집단(NORINCO), 전자과학기술집단(CETC) 등 주요 국영 방산기업들은 자율 타격이 가능한 AI 로봇 병기 ‘로봇 늑대’, 군집 드론 ‘벌떼 드론’, 무인 수상정 ‘범고래호’ 등을 공개하며 기술적 우위를 과시했다. 이들 기술은 단순 시연이 아닌 실전 운용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방산기업들이 선보인 로봇늑대·벌떼드론·범고래호  사진=산업연구원 제공, 연합뉴스
중국 방산기업들이 선보인 로봇늑대·벌떼드론·범고래호  사진=산업연구원 제공, 연합뉴스

한국 역시 민간 AI 기술은 세계 수준에 도달했지만, 이를 국방 분야로 연결하는 체계와 제도는 여전히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민군 기술협력 체계 강화와 신속 시범획득사업 확대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버린 AI, 국방이 진짜다”…코난테크놀로지의 전략은 ‘국산화·자율화’

이번 서밋의 기조연설에서 김영섬 코난테크놀로지 대표는 “병력 자원 감소와 외부 위협이 겹치는 지금, 국방 분야의 AI 활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대한민국의 자주 국방을 위해 소버린 AI, 즉 국산 AI 생태계의 완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 미국 공군에 기술을 시연하고도 ‘소스 코드 공개’ 조건으로 계약이 무산됐던 경험을 소개하며, 외산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 국산 AI 플랫폼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AI 플랫폼 구축으로 국방 데이터를 통합

코난테크놀로지가 제시한 첫 번째 전략은 ‘AI 플랫폼’ 구축이다. 이는 군수품, 장비, 영상·음성 정보, 센서 및 IoT 등 다양한 출처의 국방 데이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자동화하는 원스톱 AI 거버넌스 체계를 목표로 한다.

박정선 코난테크놀로지 비전AI연구소 이사는 “데이터가 분절된 상태로 존재하는 기존 국방 정보 환경을 지능형으로 통합·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표준화하고 있다”며 “AI 기반 의사결정 지원의 핵심은 결국 데이터의 연결성과 해석력에 있다”고 강조했다.

AI가 지휘관의 참모가 되는 시대, 에이전틱 AI 구축

두 번째 전략은 ‘에이전틱(Agentic) AI’로, 복잡한 군사작전 시나리오를 스스로 수집·분석하고, 인간 지휘관의 의사결정을 지능적으로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AI가 단순 분석 도구를 넘어 전술 판단의 보조 주체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안민호 코난테크놀로지 자율에이전트그룹 이사는 “기존의 정형적 명령 체계에서 벗어나, 에이전틱 AI는 수많은 정보를 능동적으로 해석하고 최적의 작전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며 “실전에서 실시간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 AI 참모의 역할은 점점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론과 로봇이 ‘생각하는 병사’가 된다

마지막 전략은 ‘피지컬 AI’로, 드론이나 전투 로봇 등 실질적 전장 장비에 AI를 탑재해 자율적인 인식·판단·행동이 가능한 전투 수행 능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강현수 코난테크놀로지 인식지능그룹 이사는 “피지컬 AI는 단순한 자동화 기술이 아니라, AI가 전장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지능형 전투 시스템”이라며 “감시정찰용 드론에 온보드 AI를 탑재해 객체를 인식하고 행동을 예측하거나, 스웜 기반의 협업 정찰을 수행하는 기술을 실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행사장에 전시된 감시정찰용 이동형 드론과 AI 기반 프라모델  사진=코난테크놀로지 제공, 연합뉴스
행사장에 전시된 감시정찰용 이동형 드론과 AI 기반 프라모델  사진=코난테크놀로지 제공, 연합뉴스

무인전장 향한 본격 진입…‘AI 국방 생태계’ 구축이 관건

이번 행사에서는 160cm 크기의 감시정찰용 이동형 드론, AI 기반 화력운영 시스템, AI 모델 운영 플랫폼(RAG-X, MLOps) 등 실제 국방 환경에서 도입이 추진 중인 실물 기술 전시도 함께 진행돼 높은 관심을 끌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이날 발표를 통해 단순 기술개발에 머무르지 않고, 전장 판단부터 전투 수행까지 자율화된 AI 전투 체계 구축이라는 뚜렷한 비전을 제시했다. 이제 관건은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국방 AI 생태계 조성,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지원과 투자다.

세계 방산 패권 경쟁이 기술 중심으로 재편되는 지금, 코난테크놀로지의 전략은 대한민국 방산 수출 전략 고도화와 AI 국방 자립화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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