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AI 기업을 찾아서, 13편 모레
SW부터 파운데이션 모델까지, 인프라 기반 AI의 독자노선

모레(MOREH)는 'GPU 가상화'와 '스마트 라우팅'을 기반으로 국내 AI 인프라 최적화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스타트업이다. “한국의 딥시크(DeepSeek)가 되겠다”는 조강원 대표의 선언은 허언이 아니다. AI 모델 개발 자회사 모티프테크놀로지스를 연내에 30명 규모로 키우며, 언어→이미지→비디오 순으로 파운데이션 모델을 직접 개발 중이다.

모레(MOREH) 로고
모레(MOREH) 로고

AI 산업이 ‘모델 전쟁’에서 ‘인프라 전쟁’으로 옮겨가는 지금, 모레는 비용 효율성과 독자 기술력이라는 무기를 꺼냈다.

모티프, 연내 비디오 생성 AI 오픈소스로 공개

2025년 상반기, 모티프는 자체 언어모델 Motif 2.6B를 공개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저해상도 비디오 생성 모델, 2026년에는 고해상도 비디오 생성 AI를 단계적으로 내놓는다. 놀라운 점은 이 모델들이 모두 오픈소스 형태로 제공된다는 것이다.

임정환 대표는 “100B 규모 모델 학습에 AMD MI250 칩 2000개를 투입할 예정”이라 밝히며, 글로벌 빅테크와의 격차를 인프라 최적화로 극복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구글이 TPU 1만 개를 사용했다면, 모티프는 ‘적게 쓰고 더 뽑는’ 전략을 택한다.

모레 × 레노버, ‘엔비디아 대항마’ 솔루션 가동

하반기 론칭 예정인 AI 추론 성능 최적화 솔루션은 AMD 및 레노버의 GPU 인프라에 모레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결합된 형태다. CUDA와 엔비디아 생태계가 지배하는 시장에 가성비 최적화 해법을 들고 나온 셈이다.

모레의 경영진. (왼쪽부터) 조광원 CEO, 정우근 CTO, 조형근 CSO.
모레의 경영진. (왼쪽부터) 조광원 CEO, 정우근 CTO, 조형근 CSO.

조형근 CSO는 “노드 단위로 GPU 사용량을 분산하는 가상화 기술을 통해 토큰당 비용을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특히 병렬화와 스마트 라우팅 기술 덕분에 일반적인 GPU 조합 대비 최대 2배 이상 빠른 추론 속도를 확보했다는 점은 핵심 경쟁력이다.

AI 인프라 SW 기업의 한계 돌파 선언

2025년 현재, 모레는 단순한 SW 기업에서 풀스택 AI 기업으로의 변화를 선언했다. 조강원 대표는 “단순히 기술이 아니라, 모델까지 내재화해야 진정한 경쟁력이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중국·인도 시장에서는 이미 AMD 기반 클러스터를 활용한 AI PoC 프로젝트가 가동 중이며, 일본과 동남아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인도 정부의 반도체 다양성 요구는 AMD 기반 모레 솔루션에 호재로 작용 중이다.

진짜 강점은 ‘비용 효율형 모델 설계 능력’

딥시크가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AI는 더 싸게, 더 똑똑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모레는 이 철학을 인프라에서 모델까지 체화했다. MI250, 스마트 라우팅, GPU 가상화 등 기술적 접근을 통해 ‘고성능–저비용’이라는 AI 산업의 다음 챕터를 열고 있다.

‘AI 모델도 만든다’는 인프라 기업의 반란

모레는 이제 SW만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비디오 생성 모델을 직접 만들고, 고성능 LLM을 자체 인프라로 학습시키는 AI 모델 개발 주체로의 진화를 꾀하고 있다. 이 변화는 단순히 한 기업의 행보가 아니라, 국내 AI 산업의 진화 방향을 말해준다.

“AI 산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결국 비용 대비 효율성이 중요한 시대가 온다”는 조 대표의 말은 단지 철학이 아니다. 그것은 모레의 실행 전략이며, 앞으로의 생존 공식이기도 하다.

테크풍운아 칼럼니스트  scienceaza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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