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AI 기업을 찾아서, 1편 퓨리오사AI
NPU, 압도적 전력 효율...GPU 위협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GPU 기반 연산을 독점해온 엔비디아에 맞서, 한국 스타트업 퓨리오사AI가 반격에 나섰다.
2017년 설립된 이 회사는 국산 AI 칩과 자체 소프트웨어 스택을 무기로 ‘엔비디아 락인’을 깨려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LLM 개발사 업스테이지와 손잡고 '국산 칩-국산 모델' 조합을 본격화하며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워보이와 레니게이드, AI 칩 시장을 뒤흔들다
퓨리오사AI는 2021년 첫 AI 반도체 ‘WARBOY’를 출시했다. 이 칩은 이미지·영상 인식에 특화된 NPU로, MLPerf 벤치마크에서 엔비디아 T4를 상회하는 성능을 입증했다.
GPU 대비 4배 이상 높은 가격 대비 성능을 기록했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 AI 클라우드에 적용되며 실사용 효율성도 증명했다.
2024년에는 2세대 칩 ‘레니게이드(RNGD)’를 출시했다. LLM 및 멀티모달 모델 추론을 위해 설계됐으며, TSMC 5nm 공정과 CoWoS 패키징, 그리고 SK하이닉스의 HBM3를 탑재해 전력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엔비디아 H100 대비 전력 소모는 1/4, 전력 효율은 2배에 달한다.
국산 LLM ‘솔라’, 국산 칩에 올라타다
2025년 6월, 퓨리오사AI는 업스테이지와 MOU를 체결하고, 자사의 칩 ‘레니게이드’에 업스테이지의 LLM ‘솔라(SOLAR)’를 탑재하기로 했다. 이는 국산 칩-국산 LLM 조합의 첫 상용화 시도로, AI 독립 인프라 구축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양사는 이 조합을 기반으로 국내외 시장을 공동 공략할 예정이다. 생성형 AI의 보안, 비용 문제에 대응하는 동시에, 온프레미스형 AI 인프라를 공급하며 새로운 틈새를 겨냥한다.
소프트웨어 스택 전략
퓨리오사AI는 AI 반도체의 핵심이 칩+소프트웨어 스택의 결합에 있다고 본다.
CUDA 생태계를 통해 GPU를 장악한 엔비디아처럼, 퓨리오사AI도 자체 플랫폼 ‘Furiosa SDK’를 개발했다.
SDK에는 컴파일러, 런타임, 드라이버, 양자화 도구, 분산 추론 엔진(Furiosa LLM) 등이 통합돼 있다.
또, 전 세계 AI 연구자와 개발자들이 가장 널리 사용하는 딥러닝 프레임워크인 PyTorch와의 호환성, AI 모델을 자동을 배포, 확장 운영하게 해주는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인 쿠버네티스(Kubernetes)와 통합, OpenAI API 호환 등을 통해 개발자 친화성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AI 모델을 실제로 사용하고 배포하는 ‘실전 경쟁력’을 갖췄다.
메타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이유
퓨리오사AI는 백준호 대표가 AMD와 삼성전자에서 15년간 반도체 설계 경험을 쌓은 후 설립한 회사다. 사명은 영화 ‘매드맥스’의 여주인공 ‘퓨리오사’에서 따왔다. 거대 기업에 맞서 독자적인 기술 혁신을 이루겠다는 철학이 담겼다.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2025년 초, 퓨리오사AI는 메타(Meta)로부터 약 1조2000억 원 규모의 인수 제안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했다.
백준호 대표는 “엔비디아나 퀄컴도 스타트업에서 시작했다. 자본보다 중요한 것은 인재와 기술력”이라며 독립적 혁신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단기 수익보다 장기 기술 주권 확보를 택한 결정이었다.
정부 정책과 맞물린 성장
2025년 4월,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대통령은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를 직접 찾았다. 당시 그는 “국가 공동체가 인공지능 사회에 어떻게 대응할지 그 현장을 살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퓨리오사AI 방문은 '소버린 AI(국가주권형 AI)' 비전의 상징적 출발점으로 해석됐다.
이후 이재명 정부는 ‘AI 고속도로 구축’, ‘GPU 5만 개 확보’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AI 반도체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정했다. 퓨리오사AI는 이러한 정책 방향성과 기술적 기여도가 맞물리며, 정부·산업·투자자 간 연결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산업 생태계와 파트너십
퓨리오사AI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넘어, 산업 생태계 구축자로 성장 중이다.
업스테이지: LLM ‘솔라’ 칩 탑재 및 공동 시장 진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AI 클라우드 연산 협력
팬스타엔터프라이즈: 방산·재난 대응 솔루션 확대
TSMC / 삼성 파운드리: 생산 파트너
SK하이닉스: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이 같은 파트너십은 단순한 조달 관계를 넘어, AI 반도체 생태계의 작동 모델로 기능하고 있다.
AI 반도체, 한국도 할 수 있다
퓨리오사AI는 단순한 칩 제조사가 아니다. AI 연산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국산 생태계의 기술적 독립성을 실현하려는 주체다. 칩부터 모델까지, 이제는 한국 기술로 끝까지 갈 수 있다는 사례가 나왔다. 엔비디아를 대체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한국형 AI 기술 생태계, 그 가능성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수치 분석] 퓨리오사AI
투자 유치 현황 및 전망
누적 투자액: 약 1,870억 원
시리즈 C: 기업가치 약 6,800억 원
시리즈 D: 진행 중, 2025년 1조 원 돌파 유니콘 등극 예상
주요 투자자: 네이버 D2SF, 산업은행, 크래프톤, DSC인베스트먼트
성장통과 전략 과제
2023년 기준 퓨리오사AI는 매출 36억 원, 영업손실 637억 원을 기록했다. 대규모 적자는 R&D 투자 중심 성장 모델의 필연적 결과다. 현재는 양산 이전 단계로, 기술 선도를 위한 인재 확보와 IP 확보가 핵심이다.
향후 과제
-CUDA를 넘어서는 소프트웨어 생태계 강화
-글로벌 고객사 확대 및 안정적 공급망 구축
-리벨리온 등 국내 경쟁사 및 글로벌 빅테크와의 기술 격차 유지
테크풍운아 칼럼니스트 scienceaza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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