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 Insights, “AI Infrastructure: Cloud Giants Race To Build”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술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클라우드 산업의 판도를 급격히 뒤바꾸고 있다. 지난 13일 CB 인사이트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3대 클라우드 사업자인 아마존(AWS), 마이크로소프트(Azure),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는 AI 시대의 수익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투자 경쟁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저 33% 성장의 비밀…“AI 수요가 절반 견인”
AI 수요가 이미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점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애저(Azure)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률이 33%에 달했으며, 이 중 16%포인트가 AI 서비스 수요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구글 클라우드는 28%, 아마존 웹서비스(AWS)는 17%의 성장을 기록하며, AI 워크로드가 클라우드 소비를 빠르게 확장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워크로드는 기존 워크로드보다 월등히 많은 컴퓨팅 자원을 요구한다. 이에 따라 고객당 평균 클라우드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전 세계 벤처 투자 중 AI 관련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에 달할 만큼 AI 중심의 산업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클라우드 3강, 2,550억 달러 ‘AI 데이터센터’ 전쟁 돌입
CB 인사이트 보고서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모회사) 등 3사가 2025년 한 해 동안 AI 인프라 확장을 위해 투입할 자본 지출 총액이 2,550억 달러(약 2,500조 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마존은 2024년 대비 20% 증가한 1,000억 달러를, 마이크로소프트는 33% 증가한 800억 달러를 각각 책정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역시 7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AI 훈련을 위한 초대형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는 데 따른 대응이며, 동시에 오픈AI가 주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대한 방어적 조치로도 분석된다.
오픈AI는 2024년 말, 총 5,00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인공지능 컴퓨팅 인프라 계획을 발표하며, 그 중 1,000억 달러를 즉시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통적 클라우드 사업자들을 위협하는 신흥 강자의 부상을 의미하며,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의 긴장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
엔비디아 탈출 전략…‘자체 AI 칩’ 전쟁 본격화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은 GPU 수급 불안과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AI 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10여 년간 AI 전용 칩 개발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왔으며, 인수한 안나푸르나 랩스를 통해 개발한 트레이니움(Trainium)과 인퍼렌시아(Inferentia) 칩은 기존 GPU 대비 30~40%의 비용 절감 효과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성능 최적화에 초점을 맞춘 텐서 프로세싱 유닛(TPU)의 최신 버전인 7세대 칩을 2024년 12월 공개했다. 이 칩은 전 세대 대비 와트당 성능이 두 배 향상돼 에너지 효율성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3년 11월 자사 최초의 AI 가속기인 마이아와 서버용 코발트 CPU를 공개하며 AI 전용 하드웨어 경쟁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클라우드 기업들이 비용 최적화와 기술 자립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AI 파트너십 경쟁도 치열…오픈AI 독점한 MS, 앤트로픽 품은 아마존
하드웨어 인프라 확장 외에도, 클라우드 기업들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AI 모델 기업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부터 오픈AI에 총 130억 달러를 투자하며 독점적인 클라우드 제공자 지위를 확보했다. 현재 오픈AI와의 계약 일부 조정이 논의되고 있으나, GPT 모델을 포함한 딥러닝 서비스는 여전히 마이크로소프트의 핵심 AI 에이전트 기술 기반이 되고 있다.
아마존은 AI 모델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에 총 80억 달러를 투자하며 주요 훈련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아마존은 자사 트레이니움 칩에서 앤트로픽의 모델을 최적화하는 기술 협력도 진행 중이다. 알파벳 또한 앤트로픽에 30억 달러를 투자했으나, 자사 제미나이(Gemini) 모델의 독자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 육성 가속화…최대 100만 달러 클라우드 크레딧 제공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스타트업 유치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은 ‘AWS 생성형 AI 가속기 프로그램’ 참여 기업 수를 2023년 21곳에서 2024년 80곳으로 늘렸고, 지원금도 기업당 최대 100만 달러의 클라우드 크레딧으로 확대했다.
구글도 2025년 3월부터 ‘클라우드 AI 가속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선정된 15개 스타트업에 최대 35만 달러 상당의 클라우드 크레딧과 기술 멘토링을 10주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클라우드 인프라를 둘러싼 기술 경쟁과 생태계 확보 전쟁이 전방위로 전개되고 있으며, AI 산업의 미래 방향을 가늠할 핵심 전장이 되고 있다.
클라우드 인프라는 곧 국가 전략…한국의 대응은?
전문가들은 이 같은 클라우드 기업들의 행보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인공지능 시대의 ‘디지털 패권’을 결정지을 전략적 무기 확보 차원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GPU, 모델, 데이터, 인프라 자본을 가진 자가 AI 산업의 주도권을 쥐게 되는 구조가 명확해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역시 AI 인프라 확충, GPU 확보, 글로벌 협력 전략 등에서 민관이 협력해 대응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I가 만든 인프라 전쟁은 이제 세계의 기술 지도뿐만 아니라, 경제 질서와 산업 주도권까지 다시 쓰고 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 "AI에 기업 생존 달려"...SK, AI 앞세워 4차 '퀀텀 점프' 나선다
- 민간에 힘실은 AI정책...국가데이터센터 1곳아닌 'N개' 지원 부상
- ‘K-AI’ 시동 건 한국…GPT 독점 구조에 균열 낼까
- “AI는 이미 시작됐다”...‘인터넷의 여왕’ 메리 미커, 5년 만의 귀환
- [칼럼] '소버린 AI'라는 내러티브
- [심층 분석] ‘국가 AI 컴퓨팅 센터’ 백지화…2차 공모도 무산된 진짜 이유
- [분석리즘] “엔비디아 독점 깨다” 퓨리오사AI, 국산 칩으로 AI 주권을 설계하다
- AI 혁신 VS 지구 멸망', AI 소비 전력 10배 폭증한다
- "곧 로봇이 사람보다 많아진다"…아마존, '자동화·AI' 물류혁신
- "AI 수요 강력...오픈AI, 오라클 데이터센터 4.5GW 추가 임차"
- SKT, 울산에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건설...“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의 출발점”
- 구글의 대반격, AI 패권 향한 3년의 질주
- AI가 전기를 삼킨다…머스크 式 저장 전략, 한국형 ‘전력 삼각 시스템’ 시급
- [빅테크 분석] ①앤트로픽(Anthropic)
- 아마존까지 ‘AI 투자 전쟁’ 합류… 17조 6천억 회사채로 자금 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