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안전 집착에서 시작된 챗봇 제국”

앤트로픽 로고  이미지=Anthropic
앤트로픽 로고  이미지=Anthropic

■ ‘안전’이란 철학에서 출발한 생성형 AI 강자

앤트로픽 PBC는 2021년 1월, OpenAI 출신 핵심 인물들이 설립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기반의 생성형 인공지능 기업이다. CEO 다리오 아모데이와 CTO 다니엘라 아모데이, 전략 총괄 잭 클라크, AI 과학자 자레드 캐플런 등 OpenAI의 초기 연구팀이 대거 이탈해 창업한 배경에는 "AI 안전에 대한 철학적 갈등"이 있었다.

회사의 법적 형태인 PBC(Public Benefit Corporation)는 ‘사회적 책임’을 사업적 우선순위로 삼겠다는 의지를 담는다. 이들은 초기부터 고성능 AI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과 오용 가능성을 경계하며, 기술의 상업화보다 신뢰성과 투명성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고수해 왔다.

■ ‘Claude’ 시리즈와 에이전트 중심의 차세대 LLM

앤트로픽의 플래그십 제품은 대형 언어모델 기반 챗봇 클로드(Claude) 시리즈다. 2023년 말 출시된 Claude 2.1 이후 2024년 중반까지 Claude Sonnet 3.5, Sonnet 3.7, Claude Opus 4, Claude Code를 연이어 발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앤트로픽의 언어모델 챗봇 클로드  이미지=Anthropic
앤트로픽의 언어모델 챗봇 클로드  이미지=Anthropic

특히 2025년 5월 공개된 Claude Opus 4와 Claude Code는 코드 생성 및 업무 자동화에 최적화된 기능을 선보이며, ‘코딩 AI’라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카테고리를 주도하고 있다. Sonnet 3.7은 LLM 기반의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를 구체화한 첫 번째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클로드는 단순한 챗봇이 아니라 기업 내 모든 워크플로우를 자동화하는 ‘멀티에이전트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 ‘해석 가능한 AI’를 위한 마인드 맵핑

앤트로픽은 GPT류 모델의 블랙박스 문제에 주목해, 2024년 5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마인드 맵핑’ 기술을 공개했다. 이는 언어모델의 은닉층에서 수백만 개의 특성을 추출해 개념 지도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접근은 모델 내부 작동 원리의 투명성 확보, 할루시네이션 억제, 편향 및 오용 방지 등 AI 안전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시도로 간주된다.

■ ‘코딩 AI’가 촉발한 기업용 시장 지배

2025년 8월 기준, 앤트로픽은 기업용 LLM 시장에서 점유율 32%로 1위에 올라섰다. 이는 2023년 말 50%를 차지했던 OpenAI가 현재 25%로 떨어진 것과 대비된다. 클로드는 특히 코딩 생성 분야에서 42% 점유율로 GitHub Copilot을 제치고 독주 중이다.

이러한 성공 배경에는 단순한 텍스트 응답을 넘어, 통합 개발환경(IDE), 코딩 에이전트, 자동화 툴 등 실행 가능한 솔루션 중심의 전략이 있었다. 대표적 활용 사례로는 Cursor, Lovable, Claude Code, All Hands 등이 있으며, 클로드는 단일 챗봇을 넘어 AI 기반 소프트웨어 제작 도구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 AI 최전선으로 몰리는 자금

앤트로픽은 2021년 설립 이후, 대형 투자 유치를 연속적으로 성공시켰다.

연도 투자 내용
2021 시리즈A - 1.24억 달러 유치
2022 시리즈B - 5.8억 달러 (Alameda Research)
2023 구글 지분 10% 확보 (3억 달러 상당 컴퓨팅)
2023.09 아마존 최대 40억 달러 투자 약속
2024.03 아마존 27.5억 달러 추가 투자 단행
2024.05 인스타그램 공동창업자 마이크 크리거 제품 총괄 합류
2024.07 OpenAI 공동창업자 얀 레이케, 존 슐먼 연속 영입
2025.03 기업가치 615억 달러, 35억 달러 투자 유치
2025.07 기업가치 1700억 달러(236조 원) 평가, 최대 50억 달러 신규 투자 추진 중 (아이코닉캐피탈, GIC, 카타르 국부펀드 협상 중)

■ 추론 중심 AI 시대의 선두주자

앤트로픽의 시장 우위는 단순히 모델 성능 때문만이 아니다. 이들은 AI 활용의 중심이 '모델 훈련'에서 '실행 추론'으로 이동한다는 흐름을 정확히 짚었다. 2025년 현재, 스타트업의 74%, 대기업의 49%가 프로덕션 추론에 대부분의 컴퓨팅 자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모델 API 사용 비용도 35억→84억 달러로 폭증하고 있다.

클로드는 이러한 시장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며, “업그레이드 속도가 빠르고, 신뢰도 높은 실행형 AI”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최신 모델이 출시될 경우 사용자의 45% 이상이 수 주 내에 새로운 모델로 전환하는 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다음 전장은 ‘AI 거버넌스’

앤트로픽은 기술력, 시장 점유율, 투자 유치 등 모든 지표에서 OpenAI의 실질적인 대항마로 부상했다. 하지만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다. 초거대 AI의 규제가 글로벌 의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AI 안전과 해석 가능성에 천착해온 이들의 철학이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의 기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은 AI 산업의 미래가 단순한 속도 경쟁이 아닌, 어떻게 책임 있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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