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기업 점유율 절반 아래로… 소비자 시장은 여전히 우위
클로드, 기업 시장 판도 바꾸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의 무게추가 움직였다. 벤처캐피털 멘로벤처스(Menlo Ventures)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그동안 기업용 시장을 독주하던 오픈AI(OpenAI)가 앤트로픽(Anthropic)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핵심 승부수는 코드 생성에 특화된 앤트로픽의 LLM 모델 ‘클로드(Claude)’였다.
2023년까지 기업용 LLM 시장에서 50% 점유율을 자랑했던 오픈AI는, 올해 들어 25%까지 점유율이 반토막 났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앤트로픽은 12% → 32%로 점유율을 급격히 끌어올리며 선두에 올라섰다.
클로드 소넷 3.5, 개발자 마음 훔친 결정타
앤트로픽의 성장은 주로 ‘클로드 소넷 3.5’와 ‘소넷 3.7’의 잇단 출시에서 비롯됐다. 이 모델들은 코드 생성 정확도와 개발 워크플로우 적합성 면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개발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코드 생성 도구로 자리 잡으며, 기업 시장에서 42% 점유율을 확보해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GPT의 21%는 그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사용자 기반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앤트로픽은 최근 자사 최상위 요금제인 ‘클로드 맥스(Claude Max)’에 사용량 제한 정책을 도입했다. 회사 측은 “클로드 코드를 24시간 내내 끊임없이 사용하는 구독자들을 대상으로 주간 사용량 제한을 새롭게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수요 폭증에 따른 일시적 조치로 보인다.
가격보다 성능… 오픈소스 모델은 주춤
보고서는 또한, 기업용 AI 시장에서 오픈소스 모델의 채택률이 하락세임을 강조했다. 전체 AI 워크로드 중 오픈소스 모델 사용 비중은 13%로, 6개월 전의 19%에서 감소한 수치다. 메타의 라마(LLaMA)나 딥시크(DeepSeek) 등 모델이 기술 검증(POC)에는 사용되지만, 장기적으로는 폐쇄형 모델 대비 성능 격차(9~12개월 차이)를 좁히지 못해 교체되는 사례가 많다.
게다가, 오픈소스 모델은 설치·배포의 기술 복잡성, 중국계 모델의 성능 우위 등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지속되며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소비자 시장은 여전히 오픈AI 강세
다만, 소비자 시장에서는 여전히 오픈AI의 챗GPT 생태계가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개인 사용자층을 중심으로 GPT의 사용성과 브랜드 신뢰도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이 기업 시장에서 앞서 나가고 있음에도, 오픈AI가 구축한 광범위한 소비자 생태계는 여전히 클로드의 도전이 미치기 어려운 영역으로 평가된다.
‘성능 중심 경쟁 시대’로의 전환
이번 보고서는 명확한 트렌드를 보여준다. 기업들은 가격보다 성능, 확장성보다 정확도, 오픈소스보다 검증된 폐쇄형 모델을 택하고 있다. 이는 LLM 시장의 기준이 ‘혁신’에서 ‘안정성과 신뢰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앤트로픽의 도약은 단순한 시장 점유율 변화가 아니라, AI 비즈니스 환경이 ‘개발자 중심’에서 ‘실행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상징적 전환점으로 볼 수 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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