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경쟁이 한국 시장에서도 본격화되고 있다. 오픈AI의 챗GPT가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 1100만명을 넘기며 국민 앱으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SK텔레콤의 에이닷, 뤼튼테크놀로지스의 뤼튼 등 토종 AI도 반격의 시동을 걸고 있다. 그러나 기술 격차는 여전히 상당하며, 정부의 전략적 개입이 절실한 시점이다.

챗GPT가 월간 활성 이용자수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토종 앱 중 에이닷과 뤼튼의 상승세도 눈에 띤다.
챗GPT가 월간 활성 이용자수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토종 앱 중 에이닷과 뤼튼의 상승세도 눈에 띤다.

챗GPT, 검색 트렌드까지 바꾸다

챗GPT의 국내 MAU는 2025년 7월 기준 1129만6521명, 전월 대비 8.7%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4월의 '지브리 프사 열풍'에 힘입은 첫 1000만 돌파 이후 5월 소폭 하락했던 성장세가 6월부터 다시 탄력받은 것이다.

사용자당 평균 사용시간은 2시간 이상(125.38분)으로, 단순 체험을 넘어 실사용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기존 검색엔진 대신 챗GPT를 활용하는 'AI 검색 전환'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AI가 요약·분석·정보 통합까지 제공해주며 사용자의 검색패턴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토종 AI, MAU 반등

챗GPT의 질주 속에서도 국내 AI 서비스들도 분전하고 있다. 7월에는 SK텔레콤의 '에이닷'이 166만78명의 MAU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20.2% 증가했다. 실시간 음성 받아쓰기와 요약 기능이 핵심이다. 뤼튼 역시 108만2088명, 18.1% 증가하며 반등했다. 지드래곤을 모델로 한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여전히 격차는 크다. 챗GPT는 신규 설치만 해도 매달 100만건 이상, 네이버 웹툰이나 쿠팡이츠 대비 2~3배 수준이다. 유료 구독자 기반도 강력해 7월에는 게임을 제외한 앱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단순 사용량뿐 아니라 수익화 모델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정부, 'K-AI 파운데이션 모델' 육성 시동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부는 토종 AI 역량 강화에 본격 나섰다. 8월 4일, 정부는 5개 정예팀을 선정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목표는 글로벌 최신 모델의 95% 수준 성능 도달이다.

에이닷은 SKT 주관팀 소속, 뤼튼은 LG AI연구원이 이끄는 컨소시엄에 참여 중이다. 그러나 같은 시기 오픈AI가 차세대 모델 GPT-5를 발표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술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질 수도 있다.

K-AI 생태계 구축, 지금이 골든타임

챗GPT의 국내 시장 점유는 단순한 인기 앱을 넘어 검색·정보 소비의 구조적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토종 AI 생태계를 육성할 골든타임이다. 정부 주도와 민간 기술력의 결합으로, K-AI가 기술 격차를 좁히며 실질적인 경쟁자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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