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고증·딥러닝 결합한 1분의 역사 재현
대한민국 최초 순직 소방관인 고(故) 김영만 소방관의 마지막 출동 장면이 인공지능(AI) 기술로 복원돼 공개된다. 소방청은 오는 15일 유튜브 채널 ‘소방청TV’를 통해 김 소방관의 출동과 희생 순간을 재현한 1분 분량의 영상을 선보인다고 13일 밝혔다.
데이터와 고증이 결합한 복원 과정
이번 프로젝트는 당시의 흑백 사진, 현장 기록, 문서 고증 자료를 기반으로 AI 영상 합성·딥러닝 이미지 보정 기술을 적용했다. 모션 캡처와 3D 환경 모델링이 병행돼, 1945년 부산 군수품 보급창고 화재 현장과 김 소방관의 출동 장면이 사실감 있게 재현됐다. 소방청 관계자는 “AI 기술을 통해 단순 재현을 넘어, 역사적 맥락과 감정을 전달하는 복원 영상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광복 두 달 만에 맞이한 비극
1917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난 김영만 소방관은 1939년 부산소방서에 임용돼 수도소화전 관리 업무를 맡았다. 1945년 8월 광복 이후 일본인 소방관들이 귀국한 뒤에도 소수의 한국인 소방관과 함께 현장을 지켰다. 그러나 그해 10월 27일, 부산 군수품 보급창고 화재 진압 중 폭발 사고로 순직했다.
유가족이 전한 의미
아들 김정부 씨는 “아버지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어 마음이 뭉클하다”며 “AI 기술이 단순한 재현을 넘어, 소방관들의 헌신과 희생을 다시 기억하게 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국가적 예우와 확장 가능성
김 소방관은 2023년 법 개정으로, 1994년 9월 1일 이전 순직자 중 최초로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 다섯 명의 소방공무원 중 한 명이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AI 복원 사례가 공공 기록물의 디지털 보존과 교육·전시 콘텐츠 확장에 활용될 수 있는 선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청은 향후 다른 순직 소방관들의 활동 기록도 AI 기반 복원 프로젝트로 이어갈 계획이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