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앞으로 5년 동안 국내에 1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AI 기반 제조 혁신,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공급망 안정화 등 여러 분야를 염두에 둔 계획이다. 이번 발표는 산업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LG가 국내에서 제조기술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의미가 크다.
핵심은 ‘AI 공급망’…투자 100조 중 약 60조는 소부장 분야
구광모 회장은 국내 투자액 100조원 중 약 60조원을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는 가운데, AI 시대 제조업에서 중요한 고기능성 소재, 정밀 부품, 첨단 장비를 국내에서 확보해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LG는 이를 두고 “AI 시대의 핵심 공급망을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투입”이라고 설명했다.
GPU 26만장 확보…AI 전환 속도를 높일 국가급 인프라 지원
구 회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GPU 26만장 확보 계획을 언급하며, “국내 산업 전반의 AI 확산을 가속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규모 GPU 클러스터는 ▲제조 공정 최적화 ▲생산라인 AI 제어 ▲품질 데이터 분석 ▲스마트팩토리 자동화 등에 활용되어, 국내 기업의 AI 도입 속도를 높이는 기반 인프라로 사용될 전망이다.
LG는 이미 AI·데이터 기술을 생산라인에 적용하면서 공정 효율화와 오차 예측 기술을 확대해 왔고, 일부 협력사에도 자동화·AI 솔루션을 지원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산업 전체가 AI를 도입해야 경쟁력이 오른다”…협력사 동반 전환 강조
구광모 회장은 “산업 전반의 AI 도입이 한국 제조업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에 필수”라고 강조했다.
LG는 협력사와 함께 AI 기반 제조혁신을 확대하기 위해 ▲공정 자동화 지원 프로그램 ▲생산설비 스마트화 컨설팅 ▲AI 기반 품질 예측 솔루션 ▲제조 데이터 분석 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향후 적용 범위를 넓혀 산업 생태계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AI 기반 제조혁신, LG가 선택한 전략적 차별성
삼성·SK·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이 모두 AI 투자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LG의 전략적 포지션은 뚜렷하다.
삼성은 반도체·AI 데이터센터·패키징 등 전주기 AI 인프라 투자, SK는 HBM 중심 AI 메모리와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현대차는 피지컬 AI·로봇·전동화 중심 AI 제조기술에 투자 계획을 밝혔다.
LG는 소재·부품·장비(SI·부품·장비) 기반 AI 제조역량 강화를 하겠다는 전략이다.
즉, LG는 AI 산업의 기초 단계인 ‘제조 기반 확보’에 초점을 둔 전략으로, 한국 제조업의 밑바탕을 탄탄히 다지는 역할을 맡는 셈이다.
AI 공급망 재정비…국내 제조 생태계 강화로 연결
구 회장은 “AI 기반 산업 경쟁력을 높이면 수출과 성장이 만들어지고, 그 성과가 다시 국내 산업 생태계 강화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LG의 100조 투자 계획은 ▲소재·부품·장비 역량 강화 ▲AI 기반 제조혁신 ▲협력사 생산성 향상 ▲공급망 안정화 등 산업 전반의 기초 체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한국 제조업의 AI 전환 기반을 다지는 방향으로 가시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