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중재·협정 확대·대미투자까지… AI 반도체가 미국 외교의 새 카드로 부상
세계 각국의 AI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 반도체를 외교·안보·무역 협상에 활용하며 젠슨 황 CEO와의 관계를 전략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분쟁 종식 국가에 ‘AI 기술 제공’ 논의
미국 정부는 과거 원자력 기술을 평화적 목적으로 제공하던 방식처럼, 분쟁을 종식한 국가들에 AI 기술을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평화협정을 체결한 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이 양국과 AI·미래 기술 협력을 논의했다.
카자흐스탄도 AI 데이터센터 구축… 아브라함 협정 확대
최근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한 카자흐스탄은 엔비디아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20억달러 규모 AI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아브라함 협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부터 적극 추진해 온 것으로, 이스라엘과 주변 무슬림 국가 간 관계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합의를 말한다.
미 정부 당국자는 반도체가 협정 체결에 ‘작은 역할’만 했다고 설명했지만, AI 기술이 외교적 논의에 포함된 것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을 보여준다고 NYT는 분석했다.
엔비디아 칩, 미국 외교 협상의 새 지렛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중국 등 주요 국가와의 협상에서도 엔비디아 반도체를 강력한 협상 카드로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젠슨 황 CEO의 관계가 “행정부와 재계 간에서 가장 중요한 축”으로 부상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젠슨 황, 서로 칭송하며 급속히 가까워진 배경
트럼프 대통령은 APEC CEO 서밋 연설에서 황 CEO를 높게 평가했고, 몇 시간 뒤 황 CEO 역시 워싱턴DC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우며 상호 존중 관계를 확인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황 CEO가 4월 백악관에서 대규모 대미 투자를 발표한 이후 급격히 밀착됐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황 CEO를 “내 친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황 CEO는 트럼프의 첫 해외 순방에도 동행해 사우디·UAE 대상 2천억달러 규모 반도체 계약 체결을 도왔고, 이는 AI 반도체를 외교 도구로 활용하는 첫 모델로 평가된다.
중국 수출·전력 확보 관여… 내부에서는 안보 우려도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 수출 허가권과 AI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 등, 엔비디아 사업에 필수적인 권한을 쥐고 있어 황 CEO에게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행정부 일부에서는 두 사람의 친밀함이 AI 반도체의 중국 판매와 관련한 국가안보 위험을 과소평가하게 만든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백악관 부대변인은 “어떤 단일한 관계도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를 규정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은 수많은 재계 리더와 긴밀한 사적 관계를 갖고 있고, 이런 재계와의 협력이 역사적 합의를 타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송아 객원기자 choesonga627@gmail.com
- 젠슨 황 “엔비디아 최신 AI칩, 중국 수출 논의 없다”…미·중 기술패권 갈등 속 ‘블랙웰’ 발 묶였다
- 젠슨 황 “AI 경쟁, 결국 중국이 웃을 것”… 美 수출 금지에 쓴소리
- [테크브리핑] 트럼프 “엔비디아 블랙웰 칩, 미국만 써야”… 韓 26만 개 공급 발표와 정면 충돌
- 美정치권, 트럼프에 경고...‘AI칩 중국 수출’ 안보 위협 우려
- 젠슨 황 “AI 경쟁서 중국 이기려면, 중국 인재 받아들여야”
- [테크브리핑] 경주 APEC 2025, 미중 ‘희토류 전쟁’의 이면…AI 기술패권을 둘러싼 숨은 전장
- [칼럼] 트럼프의 ‘정책 번복’…글로벌 반도체 시장, 신뢰의 균열이 시작됐다
- [빅테크 3분기 실적] 엔비디아, ‘AI 선순환’ 선언하며 사상 최대 실적…글로벌 증시 훈풍 이끌다
- xAI·엔비디아, 사우디 500㎿ 데이터센터 건설 착수
- [서학] 엔비디아 H200 중국 수출 허용 가능성… 트럼프 행정부 내부 논의
- 엔비디아, 구글 TPU 견제…"우리 GPU 한 세대 앞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