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두나무가 내주 이사회를 열어 포괄적 주식교환 안건을 상정하며 사실상 합병 절차에 돌입함에 따라 국내 핀테크와 가상자산 시장이 20조 원 규모로 재편되는 초대형 플랫폼 구조 변화가 현실화할 전망이다.
네이버–두나무, 내주 26일 ‘빅딜’ 이사회 개최… 주식교환 비율은 1대3 유력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이달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교환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업계는 이번 이사회에서 양사의 합병 구조가 사실상 확정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시장은 ‘두나무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3주’라는 교환 비율이 유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비율이 공식 확정될 경우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가 되고, 네이버는 두나무를 손자회사로 두는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주식교환 이후에는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지배구조 변화가 발생한다. 이는 단순한 자회사 편입을 넘어, 네이버와 두나무가 금융·데이터·가상자산 생태계를 하나의 체계로 묶는 ‘전략적 통합 모델’을 구축하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주식교환 비율 ‘1대3’이 의미하는 것… 두나무 가치 재평가와 네이버의 플랫폼 확장 전략
업계는 이번 합병 비율이 두나무의 기업가치를 네이버파이낸셜 대비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업비트를 중심으로 연간 수천억 원대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두나무의 수익 구조가 네이버 생태계에 편입될 경우, 네이버 전체의 재무적 안정성과 확장 동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네이버가 직접 금융사업을 확장하기보다, 두나무의 가상자산·토큰 기반 서비스와 결합한 새로운 핀테크 모델을 구축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드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네이버가 2대 주주로 이동하는 구조는 규제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플랫폼 전체의 미래성장성을 확보하려는 선택으로 평가된다.
금융당국의 ‘금가분리’ 해석 변화… 합병 추진 속도 높인 결정적 요인
이번 합병 추진의 속도가 갑자기 빨라진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금가분리 규제 해석 변화가 자리한다. 금가분리 원칙은 전통 금융사가 가상자산 사업자에 출자하거나 협업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제로, 2017년 이후 사실상 금지에 가까운 수준으로 작동해왔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이 네이버–두나무 합병을 “규제 위반이 아니다”라고 판단한 것은 크게 세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회사가 아닌 IT 기반 핀테크 기업이며, 둘째, 두나무 역시 전통적 금융기관이 아닌 가상자산 플랫폼 사업자라는 점이 결정적이다. 셋째, 정부가 최근 가상자산 산업을 연구·투자 대상이 아닌 미래 금융 인프라의 일부로 간주하는 정책 전환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는다.
20조 원 메가 플랫폼 탄생… 한국 핀테크·가상자산 시장 판도 대전환 예고
네이버–두나무 합병이 성사될 경우, 한국 시장에는 핀테크와 가상자산을 결합한 국내 최대 규모의 ‘웹3 기반 금융 플랫폼’이 등장하게 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보유한 결제·쇼핑·대출·포인트 네트워크는 업비트의 가상자산 거래·수탁·토큰경제 서비스와 연결되면서, 기존 금융사들이 구현하지 못한 하이브리드 금융 생태계가 구축될 전망이다.
업비트는 이미 국내 가상자산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여기에 네이버의 트래픽·데이터·콘텐츠 플랫폼이 결합하면 사용자 유입·광고·결제 체계가 한 플랫폼 안에서 순환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는 핀테크, 커머스, 광고, Web3 서비스가 결합한 초대형 종합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의미하며, 시장 판도는 기존 금융사 중심에서 플랫폼–가상자산 결합 모델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1대3 빅딜’이 촉발할 변화… 한국 IT·금융 생태계 전환점 된다
이번 주식교환 비율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네이버는 자사 플랫폼의 외연을 기존 금융에서 가상자산·토큰화 서비스까지 확장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되고, 두나무는 네이버 생태계를 발판으로 국내 1위에서 아시아·글로벌 시장 진출의 동력을 얻게 된다.
26일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 절차를 거쳐 합병이 최종 확정될 경우, 한국 IT 시장은 플랫폼·핀테크·가상자산이 통합되는 첫 사례를 맞이하며, 이는 향후 규제 방향과 기업의 전략적 행보 전반에 큰 파급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1대3 빅딜’은 결국 네이버와 두나무가 단순한 사업 협력을 넘어 한국 디지털 금융의 미래 지도 자체를 다시 그리는 결정적 분기점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분석가 yoian@kakao.com
- “두나무가 독립 상장을 버리고 네이버를 택한 진짜 이유”
- [칼럼] 네이버·두나무 합병, 부산을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수도’로 만들 시험대에 올렸다
- [칼럼] 네이버·두나무, AI와 블록체인으로 ‘한국판 슈퍼앱’ 시동 걸다
- [테크 칼럼] 네이버·두나무 빅딜, ‘한국판 코인베이스, 페이팔’ 모델 가능한가
- [테크 칼럼] 네이버-두나무 합병 시나리오, ‘송치형 시대’ 열릴까
- [M&A] 두나무–네이버파이낸셜, 지분교환 비율 상향 검토…1:3.4 성사 시 나스닥 상장 로드맵 본격화
- 네이버랩스 유럽, ‘더스터2·애니’로 진화한 3D·인체 AI 공개
- 네이버 이해진, 두나무 합병 직접 발표… 27일 AI 전략도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