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블록체인 규제특구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 도시로 진화할 분수령에 섰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은 디지털 금융의 인프라를 지방 중심 도시에서 실험하는 새로운 국면을 열고 있다.

챗GPT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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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BDAN)’ 지갑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들어온다

네이버파이낸셜과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합병 추진이 본격화되면서,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인 부산시가 세계 최초의 스테이블코인 결제 도시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디지털 자산 생태계 통합을 통해 ‘생활형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할 전략이며, 그 핵심 실험지는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 비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비단주머니’라는 시민 참여형 Web3 지갑이다. 이 지갑은 BDAN이 네이버페이, 해시드와 함께 공동 개발 중인 플랫폼으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탑재해 실생활 결제에 활용할 계획이다. 실현될 경우 부산은 전국 최초로 디지털 화폐 기반 실물 결제 시스템을 갖춘 도시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BDAN, 블록체인 실험도시 부산의 새 이름

BDAN은 원래 ‘BDX(부산디지털거래소)’라는 이름으로 2023년 출범했으며, 이후 실물자산 기반의 디지털화(RWA)와 금·구리 등 귀금속 연계 거래를 실험하는 거래소로 발전해왔다. 최근에는 금 기반 디지털 자산(e금), 달러 스테이블코인, 탄소배출권 연계 상품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단순 암호화폐 거래소를 넘어선 ‘생활금융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이미 BDAN은 캄보디아 SERC(증권감독위원회)와 블록체인 금융 시스템 수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글로벌 블록체인 도시 모델로서의 가능성도 타진 중이다.

네이버·두나무, 왜 부산을 선택했나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페이를 기반으로 수천만 사용자 결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두나무는 국내 최대 디지털자산 플랫폼 ‘업비트’를 운영 중이다. 두 기업이 지닌 기술력·자본·유저 기반이 BDAN의 지역 실험 인프라와 결합되면, 단순한 결제 서비스가 아닌, 금융·쇼핑·투자·인증이 융합된 슈퍼앱 형태의 Web3 생태계가 구현될 수 있다.

부산은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로서 규제 리스크가 비교적 낮고, 행정 협력 및 인프라 도입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실험 도시로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실생활에서 작동할 수 있을까?

업계 관계자는 “만약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BDAN 지갑과 연동돼 공공 교통, 편의점, 지역 상권에서 활용된다면, 이는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의 실생활형 스테이블코인 결제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BDAN은 원화 외에도 금 스테이블코인, 달러 기반 디지털 화폐 도입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RWA(실물자산 토큰화), STO(증권형 토큰) 거래까지 아우르는 결제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다. 이는 곧 시민들이 디지털 지갑 하나로 결제, 투자, 인증, 자산 보관까지 가능한 구조를 뜻한다.

남은 과제는 ‘제도화’와 ‘신뢰성’

하지만 넘어서야 할 장벽도 뚜렷하다.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지위와 발행 기준, 보안 체계는 아직 미비하며, 실생활 결제 도입에는 금융권·PG사·카드사와의 충돌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사용자 수용성 확보와 유동성 관리 체계는 이 실험의 성패를 가를 결정적 요소가 될 전망이다.

부산발 디지털 금융 혁신, 전국으로 확산될까

전문가들은 이번 실험이 성공한다면 지방도시에서 출발한 블록체인 금융 모델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특히 네이버·두나무라는 빅테크-디지털자산 기업의 결합은 기존 금융 중심지인 서울을 넘어, 부산을 글로벌 수준의 금융·결제 허브로 전환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

이제 부산은 더 이상 실험도시가 아니다. 현실과 미래가 교차하는 ‘테스트베드’를 넘어, 디지털 금융 인프라가 본격 작동하는 플랫폼 도시로 진입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네이버, 두나무, 그리고 비단(BDAN)이 있다.

테크풍운아 칼럼니스트  scienceaza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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