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구찌·프라다 콜라보 한복, SNS서 조회 수 폭발… 전통 정체성 논의 필요

AI로 제작된 글로벌 명품 브랜드와 결합한 한복 영상이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일부 디자인은 전통 한복과 거리가 멀어 논란이 되고 있다.

SNS서 인기 폭발한 명품 AI 한복

프라다, 구찌, 루이비통 등 브랜드 로고와 색상을 접목한 한복이 유튜브와 틱톡에서 수백만 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9월 유튜브 이용자 ‘Dream4U-officialkorea’가 올린 ‘K-한복의 세계화, 명품 브랜드와의 콜라보’ 영상은 두 달 만에 10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AI가 만든 가상의 한복들은 독특하고 화려한 색감과 패턴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끌고 있다.

전통과 변형 사이… 긍정과 비판 엇갈려

시청자들은 "색과 패턴이 예쁘다", “생각지도 못한 조합이라 무척 신선하다”, "우리나라 한복이 진짜 이러면 모두 입고 다니지 않을까" 등의 호평을 남겼다.

하지만 "깃·고름·소매가 변형돼 한복 같지 않다", "중국옷 느낌이 난다"는 지적도 나왔다.

웨딩 한복 영상에서도 샤넬 트위드 재킷과 구찌 문양이 어우러진 디자인이 등장해 잘 어울린다는 호평과, 변형이 심해 전통과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AI 학습 데이터의 한계와 왜곡 문제

AI가 제작한 이미지가 전통 한복 형태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도 드러났다.

미국 어도비 AI 이미지 기능에서 ‘한복’을 검색할 경우, 일본식 의상이 노출되는 오류가 발견되기도 했다.

‘2025년 국가브랜드업 전시회’를 열어 AI가 수집하는 데이터 중 일부가 한국에 대해 왜곡된 정보를 확산하는 통로가 되었음을 알리기도 했다.

전시회에서는 문화와 영토 주권을 위협하는 이 상황을 대표하는 왜곡 사례로 한복 문제를 다루며 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복을 입고 궁궐 나들이하는 것이 외국인들에게 큰 인기이다. 사진=연합뉴스
한복을 입고 궁궐 나들이하는 것이 외국인들에게 큰 인기이다. 사진=연합뉴스

퓨전 한복과 관광객 착용 문제

외국인 관광객이 경복궁 등에서 대여하는 퓨전 한복도 국적 불명 논란을 빚고 있다.

금박·시스루 등 화려한 소재로 제작된 한복이 전통과 동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2018년 종로구청은 이런 한복을 제한할 방안을 검토했지만,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퓨전 한복은 여전히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의 조언과 전통 기반 강조

디자이너 황이슬 리슬 대표는 “AI 명품 한복 제작은 창작의 자유지만, 한복을 제대로 인식하게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전통복식문화연구원 이상은 원장은 “외국 브랜드의 한국풍 디자인 유행이 반드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라며 전통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후근 한국한복진흥원 원장은 “법으로 변형을 막기보다는, 전통 한복 형태를 꾸준히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AI 한복의 창작과 전통 계승의 균형

AI 한복은 보는 이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과 영감을 제공하지만, 전통의 기초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은 AI 활용 영역을 존중하면서도, 직물과 문양 등 전통 요소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형태를 명확히 설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결국 AI 한복 시대에도 전통 한복의 정체성을 지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최송아 객원기자 choesonga6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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