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버추얼 아이돌 '위시스(WISHes)'가 꿈꾸는 무대

위시스 멤버. 왼쪽부터 므므네, 아일라 (사진=그림 프로덕션 제공)
위시스 멤버. 왼쪽부터 므므네, 아일라 (사진=그림 프로덕션 제공)

버추얼 아티스트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인터넷 방송에서 커버 곡을 부르던 버추얼 스트리머들이 팬덤을 바탕으로 MCN을 설립하고 앨범을 발매하는 흐름은 이미 익숙하다. 반면 전통적인 케이팝 제작사가 성장 가능성을 보고 버추얼 아티스트에 투자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위시스(WISHes)는 바로 그 교차점에서 탄생한 팀이다.

버추얼 듀오, 아일라와 므므네

위시스는 아일라와 므므네로 구성된 여성 버추얼 듀오다. 다양한 레이블을 운영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마운드미디어는 2024년 버추얼 전문 레이블 그림 프로덕션을 설립했고, 위시스는 첫 프로젝트로 탄생했다.

지난 6월 18일 발매한 첫 싱글 '디어 문(Dear Moon)'은 출발부터 이목을 끌었다. 달을 향한 동경과 간절함을 테마로 한 이 곡은 몽환적인 분위기와 힘 있는 사운드가 조화를 이룬다. 제작진도 화려하다. 빅스, 구구단, 베리베리를 총괄한 프로듀서 G.MON, 트와이스, 아이즈원, 우주소녀와 작업한 프로듀싱팀 Full8loom이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쏟아지는 버추얼 아이돌들 사이에서도 위시스가 돋보이는 이유다.

코리아메타버스저널과 인터뷰 중인 므므네와 아일라
코리아메타버스저널과 인터뷰 중인 므므네와 아일라 (이하 코리아메타버스저널)

"명곡이에요, 많이 들어주세요"

인터뷰가 처음이라는 두 멤버는 첫 싱글에 대한 애정부터 드러냈다. 아일라는 "엄청난 작곡팀과 함께한 명곡"이라며 "많은 분들이 들어주시면 좋겠다"고 웃었다.

‘디어 문’의 작업은 결코 짧지 않았다. 위시스는 2024년 11월 치지직에서 개인 방송을 시작하며 버추얼 스트리머로 활동을 시작했고, 그 무렵부터 곡 작업이 진행됐다. 멜로디, 가사, 의상, 안무, 모션까지 수차례 수정과 보완이 있었다.

므므네는 "녹음 시간이 항상 예정보다 길어졌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고 싶어서였는데, 끝나고 먹는 밥이 그렇게 맛있던 이유"라며 웃었다.

버추얼이기에 가능한 것들과 낯선 도전

버추얼 아티스트 활동은 기술에 기반한 작업이 많은 만큼 낯선 도전도 이어졌다.

버추얼 캐릭터는 표정을 구현하기 위해 페이스 트래킹(Face Tracking) 기술을 사용한다. 실시간으로 표정을 캡처하고 캐릭터에 반영하는 이 과정은 감정 연기에 중요한 요소지만, 초보자에게는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아일라는 "내가 저렇게 표정을 지었구나, 생각이 들었다. 처음이라 어색한 부분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더 자연스럽게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3D 캐릭터 작업은 가장 즐거운 경험이었다. 개인 방송에서는 상반신 위주의 2D 모델을 사용하지만, 댄스 곡이나 뮤직비디오에는 전신을 표현할 수 있는 3D 모델이 필수다. '디어 문' 뮤직비디오에서는 실시간 렌더링 기반의 3D 풀바디 모델이 처음 적용됐다. 제작에는 Unity 등 상용 3D 엔진이 활용됐다. 

므므네는 "아일라와 노래는 여러 번 불렀지만 댄스곡은 처음이었다"며, "앞으로 춤 연습도 열심히 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직접 만든 안무, 유쾌한 기억

두 멤버는 작업 기간 내내 함께하며 안무에도 직접 참여했다. 아일라는 "둘이 길을 걷다가 디어 문에 어울리는 동작이 떠올라 즉석에서 합을 맞춰 프로듀서님께 보여드렸다"며 "그랬더니 프로듀서님이 웃으시면서 '안무는 안무가에게 맡기자'고 하셨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디스코드로 이뤄졌다
인터뷰는 디스코드로 이뤄졌다

버추얼 아이돌 유일, 벅스 트렌드 후보

첫 싱글을 낸 위시스의 활동은 이제 막 시동을 걸었다. 지난 6월 25일, 위시스는 벅스 뮤직의 주간 'COMEBACK & TREND' 투표 코너에 선정된 12개 아티스트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위시스는 주간 후보 중 유일한 버추얼 아이돌이다. 

26일부터는 조이서, 카우아이 등 유명 인플루언서들과의 챌린지 콜라보 영상도 순차 공개되고 있다.

아일라는 "준비된 것이 많은데 당장 말씀드릴 수 없어 죄송하다. 다만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팬분들과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도록 저희가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고척돔, 빌보드가 우리 목표예요

아티스트로서 두 사람의 꿈은 크다. 므므네는 "이세돌 선배님들처럼 고척돔에서 공연해보고 싶다. 아리아나 그란데와 콜라보하고 빌보드에도 오르고 싶다"며 당차게 말했다.

평소 곡 쓰는 걸 좋아한다는 아일라는 "아직 부끄러워서 공개하지 못했지만, 제 컴퓨터에 습작이 많다. 밤에 듣기 좋은 잔잔한 노래를 직접 만들고 부르고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자작곡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새로운 흐름, '콘텐츠 중심형' 버추얼 아이돌

위시스는 지금까지의 버튜버나 버추얼 아이돌과는 결이 다르다. 개인 콘텐츠 중심의 '버튜버형'이 아닌, 기획사 주도형 정통 케이팝 제작 시스템과 실시간 렌더링 기술, 하이엔드 음원 프로덕션이 결합된 '콘텐츠 중심형' 버추얼 아이돌이다.

위시스의 다음 무대는 치지직과 유튜브, 그리고 팬과의 실시간 소통 속에서 더욱 확장될 예정이다. 꿈 많은 신인, 위시스. 이들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권상민 기자 smkwo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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