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와 팬을 잇는 몰입형 팬덤의 시대

이미지 = 구글 Whisk 생성
이미지 = 구글 Whisk 생성

팬덤의 역사는 늘 기술과 함께 진화해왔다. 한때 팬덤은 공연장 앞에 줄을 서서 좋아하는 스타를 직접 보는 것으로만 충족됐다. 그러다 TV와 라디오가 팬덤의 통로가 되었고, 인터넷이 열리자 팬카페와 온라인 커뮤니티가 팬덤의 중심지가 되었다. 이후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같은 플랫폼은 팬과 크리에이터 사이의 거리를 급격히 좁혀주었다. 누구든 자신이 가진 재능과 취향을 기반으로 팬덤을 형성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팬덤 플랫폼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텍스트와 이미지, 짧은 영상은 손쉽게 제작되고 소비되지만, 팬들에게는 점점 더 자극적이지 않은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다. 팬들은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함께한다’는 감각을 원하고 있다. 마치 같은 공간에 앉아 있는 듯, 나만을 향한 무대를 경험하는 듯한 몰입감을 갈망하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뇌가 본질적으로 ‘현장감 있는 서사’에 더 강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진화심리학자 도널드(Donald, 1991)는 인간이 이야기를 듣고 상상하는 것보다 직접 참여하는 경험에서 훨씬 더 강렬한 감정적 반응과 기억을 형성한다고 설명한다. 팬덤의 언어가 몰입형 콘텐츠로 확장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엑스로메다 (XROMEDA.com)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가장 앞서 구현하고 있는 플랫폼이다. 크리에이터는 이곳에서 XR 팬미팅을 열어 실제와 가상의 경계를 허물 수 있고, VR 화보 촬영을 통해 기존의 사진이나 영상으로는 불가능한 세계를 팬들에게 선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돌 팬미팅이 단순한 사인회가 아니라, 팬이 VR 헤드셋을 쓰는 순간 크리에이터와 같은 무대에 오르거나 무대 뒤에서 대화하는 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보기’를 넘어 ‘참여’로 진화한 팬덤 경험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기술의 신기함이 아니다. 팬과 크리에이터가 더 깊이 연결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 열리고 있다는 점이다. 팬은 내가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와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있다는 감각을 얻으며, 크리에이터는 다른 어떤 플랫폼에서도 불가능한 경험을 팬에게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차별성은 곧 강력한 충성도로 이어진다.

플랫폼 생태계에서 언제나 중요한 것은 ‘남들보다 먼저’라는 심리적 요인이다. 지금도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엑스로메다를 통해 몰입형 팬미팅과 VR 화보를 선보이고 있다. 이 과정을 바라보는 다른 크리에이터들은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된다. “내가 팬들과 소통하는 방식은 충분히 새롭고 매력적인가? 혹시 뒤처지고 있는 건 아닐까?” 이런 질문은 강력한 동기가 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FOMO(Fear of Missing Out, 소외될 것에 대한 두려움)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단순히 유행을 쫓는 심리라기보다, 팬덤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는 본능적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팬덤 플랫폼의 미래는 ‘몰입형 경험을 중심으로 한 차별화’에 달려 있다. 단순히 영상을 올리는 것만으로는 팬덤을 유지하기 어렵다. 팬과 같은 세계를 공유하고, 그 속에서 감정적 유대감을 강화하는 경험이 새로운 충성도의 기반이 된다. 몰입형 팬덤 플랫폼은 크리에이터에게는 새로운 수익모델이자 자기만의 무대를 확장하는 도구가 되고, 팬들에게는 ‘내가 그 안에 있다’는 존재감을 확인하는 장이 된다.

지금은 아직 시작일 뿐이다. 그러나 앞으로 몇 년 안에 몰입형 콘텐츠는 팬덤의 기본 언어가 될 가능성이 크다. 팬들이 더 이상 단순히 소비자가 아니라, 크리에이터와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공동 창작자가 되는 순간, 팬덤 플랫폼은 또 다른 차원의 문화산업으로 진화할 것이다.

미래의 팬덤은 질문으로 귀결된다. 크리에이터라면 언젠가 마주할 질문이다. “당신은 팬들과 어떤 세계를 함께 만들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는 순간, 팬덤 플랫폼의 미래는 이미 당신의 손 안에서 시작된다.

금몽전 기자  kmj@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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