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클래식 작품을 실감나는 'KMJ 뮤지엄'의 XR 공간에서 만나보세요.
친절한 도슨트와 함께 이제 '주말엔 아트'입니다.
이 그림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날, 제자들에게 "너희 중 한 명이 나를 배신할 것이다"라고 말하는 순간을 담고 있습니다.
다 빈치는 그 파문을 12제자의 표정과 몸짓에 세밀하게 표현했으며, 오늘 우리가 주목할 점은 그가 화가이자 해부학자, 수학자, 공학자 등 다양한 역할을 넘나들며 구축한 치밀한 구도와 기법입니다.
작품명: 최후의 만찬
작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
제작 연도: 1495-1497년경
기법: 템페라와 유화 혼합
크기: 460 x 880 cm
소장처: 이탈리아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
소실점과 원근법: 모든 시선은 예수에게로
이 그림의 가장 놀라운 점은 바로 완벽하게 계산된 구도와 원근법에 있습니다. 다 빈치는 그림 속 모든 선이 한 점에 모이도록 설계했습니다. 식탁의 선, 천장의 격자무늬, 벽과 창문의 윤곽을 따라가다 보면 모든 소실점이 예수 그리스도의 머리라는 단 하나의 점에 모이게 됩니다.
이처럼 다 빈치는 수학적인 정확성을 바탕으로, 보는 사람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예수에게 집중되도록 의도했습니다. 이러한 시각적 장치는 예수의 신성함과 사건의 중심성을 극적으로 강조합니다.
삼각형 구도: 고요함과 역동성의 조화
다 빈치는 그림 속 인물들을 삼각형 구도로 배치하여 완벽한 안정감을 만들어냈습니다. 화면 중앙의 예수는 양팔을 넓게 벌려 완벽한 삼각형을 형성하며 고요한 축이 됩니다. 제자들도 세 명씩 네 그룹으로 나뉘어 각 그룹이 마치 하나의 삼각형을 이루는 듯한 안정적인 구도를 보입니다.
또한 정적인 예수와 다양한 반응의 동적인 제자들의 구도가 극적인 대비를 이루며 그림 전체에 긴장감과 생동감을 불어넣습니다.
빛과 조명: 내면을 비추는 연출
이 그림의 또 다른 천재성은 빛의 사용에 있습니다. 다 빈치는 뒤쪽 창문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을 활용하여, 인물들에게 부드러운 빛을 드리웁니다.
이 빛은 특히 예수의 얼굴을 환하게 비추며 그의 신성함을 강조하는 동시에, 인물들의 표정과 행동에 섬세한 명암을 부여합니다. 또한 빛의 방향을 따라 그림자를 드리워 인물들의 입체감을 살리고, 그들의 내면적 심리 상태를 더욱 극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다 빈치의 섬세함, 그리고 의도된 배치
결론적으로, 다 빈치는 단 한 명의 인물을 통해 모든 것을 말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소실점, 원근법, 구도, 빛과 같은 모든 시각적 요소를 철저하게 계산하고 의도적으로 배치하여, 관람객이 이성적으로 그리고 감성적으로 그림의 메시지를 온전히 받아들이도록 설계했습니다. 최후의 만찬은 이처럼 다 빈치의 섬세한 계획과 천재적인 연출력이 완벽하게 결합되어 탄생한 걸작입니다.
정소희 인턴기자 jshee4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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