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창사 이래 첫 북미 박스오피스 정상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뮤지컬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 이하 케데헌)’가 극장 상영을 통해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창사 이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8월 23일~24일 주말 동안 진행된 싱어롱(sing-along) 특별 상영에서 이틀간 1,800만~2,000만 달러(약 250억 원 이상)의 흥행 수익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는 넷플릭스가 스트리밍을 넘어 극장 시장에서도 수익성과 콘텐츠 파워를 입증한 첫 사례다.
제한된 상영 규모에도 경쟁작 압도
‘케데헌’은 북미 전역 1,700여 개의 극장에서만 제한 상영됐으며, 북미 최대 극장 체인인 AMC의 배급 거절이라는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
반면, 워너브러더스의 ‘웨폰스’(3,631개관), 디즈니의 ‘프리키얼 프라이데이’(3,975개관), ‘판타스틱 포’(4,125개관) 등 주요 경쟁작들은 두 배 이상의 스크린 수를 확보했음에도 흥행에서 밀렸다. 콘텐츠의 힘과 팬덤 중심 마케팅만으로 대형 스튜디오를 제친 사례로 주목된다.
스트리밍·음원·극장까지, 삼각 흥행 구도 완성
‘케데헌’은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지난 6월 이후 전 세계 2억 1천만 회 이상의 시청 수를 기록하며 오리지널 영화 중 역대 인기 순위 2위에 올랐다. 음악 부문에서도 강세를 보였는데, 메인 OST ‘골든(Golden)’은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스포티파이 누적 재생 4억 회를 돌파하며 음원 시장을 장악했다. 스트리밍과 음원, 극장을 아우르는 3중 흥행 구조를 완성하며 IP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넷플릭스, 극장 진출 확대 본격화하나
업계는 이번 사례를 넷플릭스의 콘텐츠 유통 전략이 전환점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극장 상영을 주로 시상식 출품용으로 제한적 운영해왔으며, 스트리밍 중심의 플랫폼 전략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케데헌’의 성공은 극장 개봉이 넷플릭스에게도 실질적 수익 모델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미국 포브스는 “‘기묘한 이야기’의 제작자인 더퍼 브라더스가 극장 영화 제작 기회를 보장한 파라마운트와 계약하며 넷플릭스를 떠난 사례”를 언급하며, “넷플릭스가 앞으로 극장 상영을 더 자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이맥스로 ‘나니아 연대기’ 예고… 전략 확대 본격화될까
넷플릭스는 2026년 상반기 중 그레타 거윅 감독이 연출하는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를 아이맥스 전용으로 개봉할 계획이다. 이번 ‘케데헌’의 성과를 기점으로, 넷플릭스가 보다 공격적으로 극장 시장 진출을 추진할 가능성이 커졌다. 스트리밍 콘텐츠를 극장용 블록버스터로 확장하는 전략은 기존 OTT 플랫폼들의 경계를 재정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싱어롱 버전, 8월 25일부터 스트리밍 재공개
넷플릭스는 8월 25일부터 ‘케데헌’ 싱어롱 버전을 자사 플랫폼에 정식 공개했다. 극장 개봉으로 새롭게 유입된 팬층과 기존 스트리밍 이용자들의 재시청 수요가 맞물리며, 글로벌 스트리밍 순위 재진입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케데헌’은 넷플릭스의 IP 전략이 단순한 콘텐츠 공급을 넘어 멀티 플랫폼 기반의 글로벌 흥행 구조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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