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OP 버추얼 스트리머 주원탬 인터뷰
[주간 버튜버]는 주목할 만한 버추얼 스트리머를 소개하는 코리아메타버스저널(KMJ)의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치열한 버튜버 판에서 자기만의 매력을 갖고 방송하는 버튜버들을 만나 보세요!
버추얼 방송은 여성 스트리머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꿋꿋이 자기 자리를 만들어 온 남성 스트리머도 있다. 2012년 아프리카TV를 시작으로 트위치를 거쳐 지금은 SOOP에서 활동하는 주원탬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남성 버튜버들의 세계를 알기 위해 주원탬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방송 경력이 오래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쩌다 시작하셨나요?
A. 예전부터 네이버 폰이나 세이클럽 같은 인터넷 방송을 즐겨 들었어요. 아프리카TV에서 우왁굳님 방송도 봤는데 제가 좋아하는 게임 화면을 송출하니까 신선했죠. 그러다 2012년에 서든어택 대회를 중계하면서 자연스레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마침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하던 때라 회화 실력도 늘릴 겸 일본인 친구들과 게임하는 방송도 자주 했습니다.
Q. 2012년이라니 굉장히 빠르네요. 버추얼 방송이 없던 시절인데 버추얼은 언제 시작하게 되었나요?
A. 2021년 12월입니다. 전부터 우왁굳님의 VR 챗 방송을 즐겨 봤고 이세계아이돌분들도 그즈음 데뷔를 했어요.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 인터넷 방송에서 변화가 일어나던 시기라고 생각해요.
인터넷 방송은 캠을 켜거나 켜지 않는 방송으로 나뉘어요. 켜지 않는 방송은 자기 얼굴 대신에 이미지를 띄워놓고 방송을 하는데 이 이미지가 움직이는 기술이 등장했으니 매력적이었죠. 저도 "한 번 해보자" 생각에 라이브 2D로 버추얼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Q. 버튜버는 여성이 많은데 남성 버튜버라서 겪는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아요.
A. 남자 시청자가 많다 보니 썸네일에 남자가 나오면 여자가 나올 때에 비해 클릭률이 높지는 않아요. 실제로 시청자분들께 여쭤봤더니 그렇게 들었고요. 그나마 있는 남성 스트리머 시청 수요도 유명한 분들에게 몰리기 때문에 신입 남성 버튜버가 성장하기 쉽지 않아요. 그래서 더욱 콘텐츠를 재밌게 만들어야 했습니다. 클릭을 유도할 무언가가 필요했으니까요.
Q. 흥미롭네요. 그래서 어떤 차별화를 시도하셨나요?
A. 일본 유학 경험, 평창올림픽 통역 같은 경험을 콘텐츠로 풀었습니다. 게임 방송도 단순히 게임만 하는 게 아니라 술래잡기, 숨바꼭질 같은 이벤트도 많이 진행했고요. "주원탬 방송은 이게 다르다"는 걸 보여줬야했기에 대회도 직접 만들었습니다. '말랑컵'이 그 대회에요.
Q. 말랑컵이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A. 제가 SOOP에서 방송하는 이유 중 하나는 게임 대회를 통해 다양한 분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어느 순간 보니 잘하는 분들만 참가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대회에 나가고 싶어도 게임 실력이 부족해 나가지 못하는 분들도 계셨고요.
"더 많은 분이 즐길 수 있도록 게임을 못해도 참가할 수 있는 대회를 만들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2024년 10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대회를 배틀그라운드에서 진행하고 있어요.
많을 때는 70명 이상 참가해 주시고요. 상품은 싸이버거, 초코에몽 같은 소소한 것들을 드려요. 상품 때문에 과열되기보다 모두가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죠. 덕분에 주원탬은 몰라도 말랑컵은 아는 분들이 나올 정도로 대회가 커지고 있습니다.
Q. 멋지네요! 저도 보고 싶은데 다음 대회는 언제 열리나요?
A. 10월 25일입니다. 마침 이 날은 말랑컵 1주년을 맞아 여러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동안 신청하지 않았던 SOOP 지원금도 신청할 예정이고요. 많은 분이 참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Q. 기대가 됩니다! 말랑컵을 진행하면 비용도 많이 들 것 같아요. 방송 수익으로 충당이 가능한가요?
A. 시청자 성비 구조상 남성 버튜버라 여성에 비해 후원이 적은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대회를 열면 재밌었다며 후원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는 그 수익을 대회 운영비나 상금으로 사용하고요. 그래서 방송에서 번 돈을 방송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Q. 남성 버튜버라서 얻는 이점도 있을까요?
A. 시청자와 친구처럼 편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동네 친구 같은 느낌이요. 또 여성 버튜버에 비해 아바타의 외모를 가꾸는데 들이는 비용이 덜합니다. 여성 버튜버는 새로운 의상을 제작해서 소개하는 콘텐츠도 많은데 남성 버튜버를 보는 시청자들은 그런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덜하거든요.
우스갯소리로 "남성 스트리머 방에 놀러간 회장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웃음). 여성과는 다른 남성 방송만의 매력이 분명히 있다는 뜻이죠.
Q. 오랫동안 방송을 해오셨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방송을 하고 싶으세요?
A. 방송을 키워서 시청자분들과 함께 연탄 봉사 활동을 해보고 싶습니다. 이 말은 방송 중에 흘리면서 하고는 했는데 시청자분들도 기억해 주시고 제게 말하세요. "올해는 방송이 잘돼서 연탄 봉사 가야 하지 않겠냐"고.
제가 고등학생 시절에는 인터넷 방송이 질 나쁜 취미로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방송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 생각은 변함이 없고 꼭 이루고 싶은 목표입니다. 좋은 영향을 주는 방송인이 될 테니까 많이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기자는 그동안 여성 버튜버를 주로 인터뷰했다. 주원탬과의 인터뷰는 그래서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의 말대로 "친구처럼 편안한" 방송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여성 버튜버에게서 느낄 수 없는 매력을 한껏 보여주는 주원탬의 방송은 SOOP 주원탬 채널에서 볼 수 있다.
권상민 기자 smkwo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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