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OP 버추얼 스트리머 도월하 인터뷰

[주간 버튜버]는 주목할 만한 버추얼 스트리머를 소개하는 코리아메타버스저널(KMJ)의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치열한 버튜버 판에서 자기만의 매력을 갖고 방송하는 버튜버들을 만나 보세요!

도월하 프로필 (이하 도월하 제공)
도월하 프로필 (이하 도월하 제공)

버추얼 스트리머가 증가하는 만큼 아바타 제작을 둘러싼 분쟁의 여지도 증가하고 있다. 주로 작업을 의뢰한 버추얼 스트리머와 외주를 받는 프리랜서 제작자와의 분쟁이다. SOOP에서 방송하는 도월하는 신입 시절 자신이 아바타 제작을 의뢰하며 겪었던 피해 경험을 알리며 다른 버튜버들이 비슷한 일을 겪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KMJ는 도월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도월하가 유튜브에 올린 영상. 신입 버튜버들이 겪을 수 있는 피해를 알리고 있다. 
도월하가 유튜브에 올린 영상. 신입 버튜버들이 겪을 수 있는 피해를 알리고 있다. 

Q. 버추얼 방송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처음부터 버추얼 스트리머를 할 생각은 없었어요.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필요해 검은 화면에 채팅창을 띄우고 방송을 한 게 시작이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제 방송을 봐주셨어요. "제대로 해볼까" 생각하던 중에 한 시청자분이 버추얼 스트리머라는 게 있다고 알려주셨어요. 흥미가 생겨서 며칠 만에 얼른 준비해서 버튜버로 데뷔했습니다. 2024년 5월 12일이었죠.

Q. 추진력이 좋으시네요. 첫 아바타 제작 과정은 어땠나요?

A. '부스(Booth)'라는 일본 사이트에서 기본 아바타를 구해 직접 꾸며보려 했어요. 그런데 의상이 호환되지 않았고 원하는 이미지를 구현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작가님을 구해 작업을 맡겼는데 결과물은 제 상상과 달랐죠. 흑발과 붉은 눈이라는 기본 설정은 맞지만 뭔가 전체적으로 칙칙하고 피곤해 보이는 인상의 아바타가 만들어졌어요. 방송을 본 시청자들로 같은 피드백을 주셨고요.

Q. 그래서 아바타를 수정하다 피해를 보았나 보네요. 총 피해 금액이 얼마 정도 될까요?

A. 600만 원 정도. 버추얼 방송 자체에 돈을 많이 썼어요. 프로그램 구독료와 버추얼 방송에 필요한 트래킹 장비, 방송용 마이크 등을 전부 합치면 1,500만 원 정도 썼네요. 예를 들어 커버곡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면 제 경우 최소 60만 원이 들어요. 다른 분은 더 클 수도 있고요.

도월하의 첫 아바타. 지금과는 사뭇 다르다.
도월하의 첫 아바타. 지금과는 사뭇 다르다.

Q.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를 입었나요?

A. 지난 1년 반 정도 방송을 하면서 10번 정도 아바타 리뉴얼을 거쳤어요. 그동안 예정된 납품 기간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 끝내 완성을 못하는 채로 납품을 하는 경우, 심하면 3달 정도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 등이 많았고요.

음... 알기 쉽게 설명 드릴게요. 아바타가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안은 부실한 경우가 많아요. 무슨 말이냐면 아바타 제작에는 다양한 툴이 쓰여요. 이걸 정석대로 작업하면 아바타는 다양하게 작동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여름이나 겨울에는 그 계절에 맞는 의상을 입고 헤어스타일도 바꿀 수 있죠. 이건 버튜버들에게 당연한 활동이자 중요한 콘텐츠요.

그런데 아바타를 부실하게 제작하면 이게 어려워요. 조금만 내부적으로 수정하려고 해도 수정이 어렵죠. 다른 작업자를 모셔 와도 "처음부터 아바타를 다시 만드는 게 낫다"는 답변을 듣고요.

Q. 이런 문제를 중재할 플랫폼이나 업계의 룰은 없나요?

A. 스트리머와 작업자를 중개하는 플랫폼은 있습니다. 다만 스스로 중개업체일 뿐이라며 개입에 미온적인 것 같아요. 이용 후기도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어떤 작업자에 대한 후기를 남긴 적이 있어요. 사실과 다른 내용이나 욕설을 쓰지 않고 작업 과정에서 아쉬웠던 내용을 적은 솔직한 후기였을 뿐인데 지나고 보니 삭제되어 있더라고요.

Q. 이런 경험을 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A. 특정 작업자를 비판하고 싶은 마음이 아녜요. 다만 "처음 방송을 시작하는 분들이 저와 같은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큽니다. 실제로 제 영상 댓글에는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디스코드 등에서 피해 사례를 공유하는 스트리머분도 계시고요. 

Q. 버추얼 스트리머를 준비하는 분들께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A. 돈을 많이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공부하는 게 중요합니다. 아바타 작업을 의뢰할 때 비용을 비싸게 치른다고 무조건 결과물이 좋은 것은 아니에요. 예를 들어 어떤 개발 프로그램을 쓰는 게 내가 생각하는 방송 스타일에 적합한지 같은 기본적인 자료 조사와 배경 지식이 필요해요. 내가 아바타 제작은 못해도 아바타 제작자와 원활하게 대화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10월 3일 발행하는 새로운 커버곡
10월 3일 발행하는 새로운 커버곡

Q. 좋습니다. 앞으로의 방송 계획도 궁금합니다.

A. 우선 10월 3일 새로운 커버곡 "처음 본 순간"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사랑의 하츄핑 OST중 하나로 유명한 노래랍니다. 이것 말고도 다른 스트리머분의 노래 콘텐츠에 참여하거나 제가 직접 노래 콘텐츠를 기획하고도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제가 여기까지 성장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정말 시청자라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방송에 적합한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청자분들은 검은 화면 띄우고 방송하던 시절부터 "버추얼 스트리머라는 게 있다"고 알려주셨고요. 커버곡으로 무엇을 부르면 좋을지도 늘 추천해 주세요. 그래서 감사하다는 말을 꼭 남기고 싶습니다.

도월하 프로필
도월하 프로필

버추얼 스트리머들이 안심하고 방송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꿈꾸는 도월하의 방송은 SOOP 도월하 채널에서 볼 수 있다.

권상민 기자 smkwo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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