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AI 영화 공모전 수상자 강다빈·안예은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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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영상 제작은 실험 단계를 넘어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7월 CGV의 AI 영화제를 수상한 단편 영화 <피노키오 비긴즈(강다빈, 박도울, 안예은, 전시원)>도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작품이다. 제작 당시 대학생이었던 강다빈, 안예은 감독은 러닝타임 12분의 현대판 스릴러를 전적으로 AI 툴로 제작했다. 두 사람을 만나 AI 영화 제작 현장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피노키오 비긴즈, 어떤 작품인가요?
강: 익숙한 동화 '피노키오'를 현대 배경의 범죄 스릴러로 재해석한 AI 영화입니다. 거짓에 상처를 입은 제페토가 '거짓은 말소되어야 한다'는 사상으로 살인 인공지능 피노키오를 만들어 사기꾼들을 처단하는 이야기죠. 피노키오가 내적 갈등을 겪으며 빌런으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러닝타임은 12분으로 기존 AI 영상보다 훨씬 긴 편이에요.
Q. 12분은 AI 영상치고 러닝타임이 깁니다. 제작에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안: 일관성 유지가 가장 큰 과제였습니다. 짧은 영상은 원하는 컷을 얻을 수 있지만 10분 이상 길어지면 캐릭터·장면·분위기를 유지하는 게 굉장히 어렵거든요. 예를 들어 인물이 감정적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표현해야 할 때, AI가 장면마다 얼굴이나 분위기를 조금씩 바꿔버리는 일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팀은 사진 생성 → 영상화 → 컷 편집 과정을 병렬로 분담해 진행했습니다. 각자 맡은 신(scene)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나중에 총괄 편집을 다빈님이 맡는 식으로요. 이렇게 해서 긴 영상에서도 일관성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Q. 영상 제작에 사용한 AI 툴은 무엇인가요?
강: 이미지는 미드저니(Midjourney)와 ChatGPT로 생성했고 영상화는 Runway Gen-3와 Luma Dream Machine, 음성 합성에는 ElevenLabs, 업스케일에는 Topaz AI를 사용했습니다. 각 툴마다 장단점이 뚜렷해 여러 개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작업했어요.
안: 여러 툴을 사용했는데 이미지 생성은 미드저니가 가장 안정적이었습니다. 무드보드를 만들어 스타일을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엔 미드저니로 영상화까지 가능해졌어요. 영상화는 Runway가 무난했고, Luma는 역동적인 장면에서 강점을 보였죠. 예를 들어 추격신이나 액션이 있는 신은 Luma를 주로 활용했고, 회상이나 감정선을 보이는 신은 Runway를 이용했습니다.
Q. AI 툴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람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한 작업이 있을까요?
강: AI에 시나리오를 쓰게 하니 단순하고 직설적인 스토리가 나온다고 느꼈습니다. 다소 촌스러운 감이 없지 않아 있죠. 은유적인 표현이나 깊이있는 연출을 하기에는 아직 어려웠고 인간이 썼다는 느낌이 덜했어요. "아직은 인간의 역할이 필요하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Q. 반대로 사람보다 AI 툴에 맡기면 좋겠다 싶은 작업도 있었나요?
안: 영상 제작 단계에서 AI의 역할이 뛰어났어요. 예전 같으면 촬영, 배우, 스태프 등 여러 명이 오래 동안 작업해야 할 텐데 저희는 AI 덕분에 4명이서 2주 만에 12분짜리 영화를 만들었으니까요. 게다가 AI가 만든 영상의 결과물이 생각보다 뛰어나서 놀랄 때가 많았어요. "이제 사람을 뭘 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Q. AI 툴의 발전이 빠릅니다. 요즘 주목하고 있는 AI 툴은 무엇인가요?
강: 요즘은 Sora 2가 가장 핫해요. 단순한 프롬프트만으로도 고퀄리티 광고 영상을 만들어 줍니다. 정형화된 형식의 영상을 제작할 때 특히 강력합니다.
안: 어제(1일) 저희도 테스트해봤는데 정말 놀라웠어요. 현재는 미국과 캐나다의 일부 유저부터 배포를 하기 시작했는데 사용하려면 코드가 필요합니다. 코드 보유자는 4명까지 초대할 수 있는데 저희도 지인을 통해 초대를 받아 Sora 2를 써봤습니다. 직접 쓰면서 앞으로 브랜드 영상이나 짧은 광고 제작에 큰 변화가 오지 않을까 싶었어요.
Q. AI 영상 제작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한다면요?
강: AI는 아이디어를 빠르게 구현할 수 있게 해주는 강력한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토리를 어떻게 쓰고, 연출을 어떻게 할지 등은 여전히 사람이 공부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이런 기초 없이 기술 만으로 영상을 제작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기획력과 연출력 등을 키우는 노력이 중요한 이유죠.
안: 마찬가지 생각입니다. AI 툴을 안 배운 입장에서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 배워보면 어렵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영상에서 어떻게 보여줄 지 같은 기초적인 부분은 더욱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immersive+ 칼럼니스트 mkt@olimpla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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