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휴머노이드와 초경량 협동로봇, 그리고 풀스택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로 ‘AI 로보틱스의 현실’을 증명하다
로봇 전문기업 뉴로메카가 ‘로보월드 2025’에서 AI 휴머노이드 젠(ZEN)과 나미(NAMY)를 공개한다. 이 로봇들은 단순한 시연 모델이 아니다. 자율 판단과 협동 제어, 그리고 ‘예측 회피형 안전지능’을 결합한 ‘피지컬 AI(Physical AI)’ 로봇의 실체로, 산업 자동화의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했다.
휴머노이드 젠은 정밀 용접을, 나미는 사람을 인식해 간식을 서빙하며 관람객과 상호작용했다. 이 두 모델은 뉴로메카가 수년간 축적해온 로봇 제어기술과 AI 학습엔진, 자체 모터·감속기·액추에이터 플랫폼의 총체다.
■ ‘풀스택 로보틱스’...AI가 산업을 현실 세계에서 구현하다
뉴로메카의 기술 철학은 ‘풀스택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로 요약된다.
이는 시각(Vision), 언어(Language), 촉각(Tactile), 행동(Action)을 하나의 계층적 구조로 통합한 AI 아키텍처로, AI가 인간처럼 ‘상황을 해석하고 반응하는 지능’을 획득하게 만드는 프레임이다.
즉, 기존의 로봇이 ‘프로그래밍된 반복 기계’였다면, 뉴로메카의 로봇은 ‘학습하는 피지컬 AI 에이전트(Physical AI Agent)’로 진화하고 있다.
이들은 충돌을 감지하는 수준을 넘어 ‘예측하고 회피하는 행동지능’을 내장했다. AI가 생성한 동작을 고정밀 구동기가 실시간으로 보정하고, 안전지능이 ISO 기준에 맞춰 움직임을 제어한다.
그 결과, 로봇은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존재가 아니라, ‘판단하는 협력자’로 산업현장에 투입이 가능하게 됐다.
■ 피지컬 AI의 심장, 데이터팩토리
AI의 두뇌가 언어모델이라면, 로봇의 근육은 데이터다.
뉴로메카는 이를 위해 서울–포항–중국을 잇는 3거점 데이터팩토리를 구축했다. 서울과 포항은 물리실험과 제어 학습의 중심, 중국은 대규모 시뮬레이션과 행동 데이터셋의 허브다.
이곳에서는 수천만 회의 로봇 동작이 실시간으로 수집되고, AI는 그것을 학습해 ‘예측 가능한 행동패턴’을 만들어낸다.
그 결과, 로봇이 단순히 명령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행동을 최적화’하는 구조가 완성된다.
허영진 뉴로메카 CTO는 이를 “로봇의 척수반사 지능(Spinal Reflex Intelligence)”이라 부른다.
AI가 머리로 생각하기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하는 수준의 속도와 정밀도, 바로 이 부분에서 뉴로메카는 글로벌 경쟁사들과 기술 격차를 벌리고 있다.
■ 산업 DNA를 공유한 파트너십, 포스코–DN솔루션즈–교촌
뉴로메카의 로봇은 실험실이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포스코와의 협력은 20조 원 규모의 스마트팩토리 전환 프로젝트로, 양사는 포항공장 내 로봇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해 고온·고압 환경에서도 작동 가능한 산업형 휴머노이드를 공동 개발 중이다
DN솔루션즈(전 두산공작기계)는 50억 원을 투자해 로봇 제어 소프트웨어와 공작기계 제어시스템을 결합하는 ‘AI 제어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산업기계와 로봇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다.
한편,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과의 협력은 단순 자동화를 넘어 조리공정 자체를 데이터화한 ‘푸드테크 로봇화’ 프로젝트로 확장되고 있다
포스코는 ‘중공업', 교촌은 ‘서비스업’을 대표한다. 이 두 산업이 뉴로메카의 로봇이 아우르고 있는 것이다. 뉴로메카는 여러 산업이 어우러진 현실 세계 곳곳에서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 기술의 근육, 부품 내재화
뉴로메카는 ‘스마트 액추에이터 CORE’를 중심으로 모터·감속기·센서의 100% 국산화를 달성했다.
이는 단순한 부품 자급이 아니라, AI 휴머노이드의 관절과 움직임까지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로봇 몸체의 독립’을 의미한다.
뉴로메카가 직접 만든 하모닉 감속기와 프레임리스 모터는 휴머노이드의 유연한 관절제어를 가능케 하며, 로봇이 ‘사람처럼’ 움직일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휴머노이드는 정말 사람처럼 두뇌(LLM)와 몸(피지컬AI) 그리고 이를 연결시키는 행동 시뮬레이션(데이터)까지 갖추게 된다.
■ 글로벌 스테이지, ‘RaaS’로 진화하는 한국형 로봇
뉴로메카는 유럽 CE와 미국 UL 인증을 모두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RaaS(Robot as a Service) 모델을 해외 시장에 확산하고 있다
로봇을 제품이 아닌 서비스 인프라로 정의하며, 사용자는 구독형 모델로 산업용 협동로봇을 도입할 수 있다.
또한 베트남 생산거점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을 최적화하고, 의료·FPD·도축 로봇 등 산업별 ODM 전략으로 시장을 세분화했다.
즉, 뉴로메카는 ‘로봇 제조사’에서 ‘로봇 생태계를 만드는 기업’으로 스스로의 회사의 정체성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 피지컬 AI는 ‘기계의 자아’가 아니라, 인간 노동의 확장이다
AI는 지금까지 인간의 언어와 이미지를 학습하고 재현해왔다. 하지만 뉴로메카의 피지컬 AI는 ‘움직임을 예측한다’. 이 차이가 기술의 철학을 가른다.
인간의 손끝에서 태어난 기계가 이제는 인간의 의도를 읽고,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AI가 물리세계를 이해하기 시작한 첫 증거이며, 뉴로메카가 산업사에 남길 문장이다.
로봇이 ‘사람처럼 움직이게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사람이 로봇과 함께 새로운 산업을 설계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뉴로메카가 그 문을 가장 먼저 연 기업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테크풍운아 칼럼니스트 scienceaza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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