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짜리 ‘팩트체크 FAQ’로 시장 우려 잠재우기

엔비디아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 확산된 AI 버블론에 대해 이례적으로 세부 항목별 해명에 나섰다. 회사는 주요 투자자들에게 7쪽 분량의 ‘팩트체크 FAQ’ 문서를 배포하며 매출채권, 재고, 현금흐름 등 핵심 재무지표를 둘러싼 논란이 “대부분 데이터 오류 혹은 잘못된 해석”에 기반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폭락론자’로 알려진 마이클 버리, 피터 틸, 손정의 등이 연이어 엔비디아를 비판하거나 지분을 매각해 시장 불안이 확산된 가운데, 엔비디아가 직접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자사주 매입·감가상각 논란은 사실과 다르다”

'폭락론자'인 마이클 버리가 제기한 가장 큰 의혹은 자사주 매입의 실효성, AI 칩 수명 대비 감가상각 기간, 그리고 엔비디아가 투자한 스타트업이 다시 엔비디아 칩을 구매하는 순환 구조였다.

엔비디아는 FAQ에서 이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자사주 매입 단가 51달러로 EPS 및 시총 확대에 실질적 효과가 있었다는 점, 칩 감가상각 기간도 고객사 기준 업계 평균(4~6년)에 부합한다는 점, 스타트업 매출 비중 또한 전체의 3~7% 수준으로 시장 왜곡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명확히 밝혔다.

또 피터 틸과 손정의의 지분 매각은 “회사 내부 정보와 무관한 개인 판단”이라며 불필요한 추론을 경계했다.

“시총 보지 말고 실행에 집중하라”…엔비디아 내부 메시지도 강화

대외적으로는 거품론을 반박한 엔비디아는 내부적으로는 조직 긴장감 다지기에 나섰다.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열린 전사 회의에서 젠슨 황 CEO는 임직원들에게 ‘대기업병’을 경계하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황 CEO는 “우리는 지금 거대한 회사지만, 거대 기업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며 관료화·안일화를 리스크로 지목했다. 이어 “시가총액과 주가는 잊고 스타트업처럼 실행에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막대한 GPU 수요와 글로벌 AI 인프라 경쟁 속에서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가 굳어진 지금, 내부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라는 판단이다.

“AI 버블이 아니라 구조적 수요”…엔비디아의 최종 메시지

엔비디아가 이번 FAQ를 통해 시장에 던진 요지는 분명하다.

AI 버블이 아니라, 데이터센터·AI 인프라 확장이라는 구조적 수요가 엔비디아 실적을 지탱하고 있다는 점이다.

3분기 매출 570억달러(전년 대비 +62%), 영업이익 360억달러(전분기 대비 +27%)라는 실적이 이를 증명한다는 설명이다.

단기적으로 주가는 고점 대비 15% 조정받았지만, 엔비디아는 이를 일시적 심리 요인으로 보고 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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