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화웨이 칩 변경 때 시간·비용 상당...AI 개발 3개월 중단될 듯"

미국 정부의 엔비디아 GPU 수출 제한 조치 이후, 중국의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자국산 인공지능(AI) 칩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AI 개발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텐센트, 바이두, 알리바바, 샤오미 등 중국의 빅테크들이 중국산 칩으로 인공지능 개발에 나섰다.  (이미지=챗GPT 생성)
텐센트, 바이두, 알리바바, 샤오미 등 중국의 빅테크들이 중국산 칩으로 인공지능 개발에 나섰다.  (이미지=챗GPT 생성)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은 최근 급증하는 AI 수요를 맞추기 위해 엔비디아 칩을 대체할 수 있는 중국산 칩 시험을 시작했다. 이는 최근 미국이 AI용 GPU 'H20'의 중국 수출까지 차단한 데 따른 대응이다.

업계는 현재 보유한 엔비디아 칩 재고가 내년 초면 소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규 칩 주문에서 실제 출하까지 통상 3~6개월이 걸리는 만큼, 중국 기업들은 즉각적인 대안 마련에 착수했다.

바이두 AI 클라우드 책임자인 선둬는 "엔비디아 외에도 다양한 칩 선택지가 있다"며, "중국산 자급형 칩과 고효율 소프트웨어가 AI 생태계의 혁신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리바바의 CEO 우융밍과 텐센트 사장 류츠핑도 각각 "대안 확보와 효율 최적화"를 공언했다.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제재는 고통스럽지만, 이는 화웨이 어센드 시리즈 같은 자국 칩의 도약을 촉발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다수의 기업이 어센드 칩을 대량 도입 중이며, 캠브리콘, 하이곤 등 다른 국산 칩도 실험 단계에 들어섰다.

그러나 전환에는 리스크도 따른다. 기존 시스템을 화웨이 칩 기반으로 변경할 경우, 약 3개월간 AI 개발이 중단되고, 디버깅·최적화를 위해 화웨이 엔지니어의 협업이 필요하다. 화웨이 910B 칩의 경우, 초기 성능은 엔비디아 대비 20% 수준이었으나, 최근 공동 개발을 통해 약 80%까지 끌어올렸다는 설명도 있다.

FT는 대부분의 중국 기술기업이 ‘하이브리드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보유한 엔비디아 칩으로는 고성능 훈련을 이어가되, 추론 등 수요가 집중되는 영역에는 중국산 칩을 점진적으로 투입하는 방식이다.

한편 GF증권은 엔비디아가 미국 규제에 부합하는 새로운 AI 칩 생산을 오는 7월 초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차세대 칩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미탑재 등 성능 제한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빅테크의 칩 생태계 전환이 단기적으로는 충격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AI 독립'을 향한 중요한 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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