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알리바바·샤오미… 초거대 AI 줄줄이 공개
중국이 고성능 인공지능(AI) 시장에 ‘오픈소스 공세’로 본격적인 도전장을 던졌다. 최근 딥시크(DeepSeek), 알리바바, 샤오미, 바이두 등 중국의 주요 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GPT-4급 성능의 초거대 AI 모델을 공개하며, 글로벌 AI 판도 변화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특히 이들 모델은 대부분 오픈소스 형태로 출시돼 기술 확산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미국 중심의 폐쇄형 AI 시장에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번 공세의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기술 투자 전략이 자리한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를 중심으로 조성된 1조 위안(약 193조 원) 규모의 벤처자본 유도기금은 AI, 양자기술, 로봇공학 등 첨단 산업 전반을 아우른다. 이 기금은 향후 20년에 걸쳐 운용되며, 중국의 기술 자립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울러 중앙정부의 2025년 과학기술 예산은 전년 대비 10% 증가한 3981억 위안(약 7.7조 원)으로 책정됐으며, 이와 별도로 600억 위안(약 1.15조 원) 규모의 AI 산업 투자 펀드도 신설됐다. 중국의 AI 육성 의지는 단순한 기술 확보를 넘어 산업 생태계 자체를 리디자인하려는 수준이다.
각 기업들의 AI 모델 성능도 주목할 만하다. 딥시크는 지난 4월 30일, 수학적 추론에 특화된 전문가 혼합(MoE) 구조 기반의 ‘프로버 V2(Prover V2)’ 모델을 허깅페이스(Hugging Face)와 깃허브(GitHub)에 공개했다. 이 모델은 7B와 671B 파라미터 버전으로 나뉘며, 특히 671B 모델은 MiniF2F 테스트에서 88.9%라는 높은 정확도를 기록, 수학 올림피아드 수준의 문제도 해결 가능한 역량을 보였다.
알리바바는 이보다 앞선 4월 28일, 최대 2350억 파라미터를 지원하는 ‘큐원3(Qwen3)’ 모델을 공개했다. 총 119개 언어를 지원하고, 최대 128K 토큰의 긴 문서도 처리할 수 있는 이 모델은 하이브리드 추론 기능까지 탑재해,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딥시크 R1과 오픈AI의 O1 모델을 뛰어넘는 성능을 보였다.
샤오미 또한 4월 30일, 70억 파라미터 규모의 ‘미모-7B(MiLM-7B)’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합류했다. 수학과 코드 생성에 강점을 지닌 이 모델은 온디바이스(On-device) 환경에 최적화돼 스마트폰과 IoT 기기에서의 구동까지 가능하며, OpenAI의 o1-mini와 알리바바 큐원 모델보다 더 나은 성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두는 이보다 앞선 4월 25일, 멀티모달 처리에 특화된 ‘어니 4.5 터보(ERNIE 4.5 Turbo)’와 심층 추론 모델 ‘어니 X1 터보(ERNIE X1 Turbo)’를 선보였다. 해당 모델은 MiniF2F 기준 81.9점으로 딥시크 V3와 챗GPT 4.5를 상회하는 퍼포먼스를 기록했다.
스위스 투자은행(UBS)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AI 지출은 3,600억 달러에 달하며, ‘빅4’(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메타)를 제외한 나머지 지출의 35%를 중국이 차지할 전망이다. 특히 빅4의 시장 점유율은 점점 줄고 있어, AI 투자와 기술 주도권이 다극화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중국의 오픈소스 전략은 AI 생태계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세계 AI 패권 경쟁에 거대한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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