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AI 로고 이미지=NC AI
NC AI 로고 이미지=NC AI

엔씨소프트의 AI 자회사 NC AI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가대표 AI’ 5개 기업 중 하나로 최종 선발됐다. 게임 콘텐츠 제작 도구에 국한된 기술력을 넘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량 멀티모달 모델과 오픈소스 생태계 기여를 통해 AI 주권 확보에 기여한 점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바르코는 게임에만 머물지 않았다

NC AI는 2024년, 엔씨소프트의 내부 AI 조직이 분사하며 설립됐다. 초기에는 게임 캐릭터의 대사나 동작, 아이템 디자인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생성형 AI ‘바르코(VARCO)’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만 해도 바르코는 게임 제작 보조 도구로 인식되었지만, 이후 기술 범위를 확장하며 ‘게임사’라는 정체성을 뛰어넘기 시작했다.

NC AI의 생성형 AI 바르코(VARCO)  이미지=NC AI
NC AI의 생성형 AI 바르코(VARCO)  이미지=NC AI

NC AI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동시에 이해하는 멀티모달 AI ‘바르코 비전 2.0’을 발표하며 대전환을 예고했다. 이 시리즈는 개인용 기기에서도 실행 가능한 경량 모델과 고성능 중형 모델, 문자인식 특화 모델, 비디오 임베딩 모델까지 포함되며 AI 기술의 범용성과 산업 적용 가능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오픈소스 모델로 증명한 기술력

2025년 7월, NC AI는 ‘바르코 비전 2.0’ 시리즈를 연구용 오픈소스로 전면 공개했다. 공개된 모델은 총 4종으로, 각각 14B 중형 모델, 1.7B 초경량 모델, 한국어 OCR 특화 모델, 영상 분석용 임베딩 모델이다.

바르코 비전 2.0 벤치마크 결과  이미지=NC AI
바르코 비전 2.0 벤치마크 결과  이미지=NC AI

특히 1.7B 모델은 개인용 PC나 스마트폰에서도 실행 가능한 온디바이스 환경을 지원하며, 글로벌 오픈소스 멀티모달 모델인 InternVL3 2B, Ovis2 2B보다 특정 항목에서 경쟁 모델보다 우수한 벤치마크 결과를 기록했다.

한국어 성능과 문서·표 해석력도 높아, 카카오 ‘카나나 3B’, 네이버 ‘하이퍼클로바 3B’ 등 동급 이상의 모델과 비교해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NC AI는 고성능 AI 모델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공개함으로써, 기술 자립과 AI 민주화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이로써 오픈소스 생태계 내 NC AI의 기술적 존재감은 한층 강화됐다.

SIGGRAPH 2025, ‘VARCO 애니메이션’ 현장 공개 예고

NC AI는 오는 8월 10일부터 14일까지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컴퓨터그래픽 콘퍼런스 ‘SIGGRAPH 2025’에서 ‘VARCO 애니메이션’과 ‘싱크페이스’ 기술을 시연할 예정이다.

VARCO의 캐릭터 모델링  사진=NC AI
VARCO의 캐릭터 모델링  사진=NC AI

VARCO 애니메이션은 게임 캐릭터의 동작 데이터를 AI가 자동으로 검색·생성·조합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개발자는 모션 캡처 없이도 다양한 동작을 쉽게 구현할 수 있어 게임뿐 아니라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에도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싱크페이스 기술은 음성을 기반으로 한 립싱크와 표정 애니메이션을 자동 생성한다. 모션캡처 장비 없이도 감정 표현이 가능한 캐릭터를 구현할 수 있어, 가상인간이나 AI 아바타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산업 전방위 컨소시엄 이끄는 국가대표 AI

NC AI는 현재 정부의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사업에서 주관기관으로서 컨소시엄을 이끌고 있다. 이 컨소시엄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고려대, KAIST, 연세대, NHN, 포스코DX, 롯데이노베이트, HL로보틱스, 미디어젠, MBC 등 국내 주요 산업·연구기관이 대거 참여 중이다.

기술 개발뿐 아니라 데이터 확보와 산업 적용까지 포괄하는 이 컨소시엄은 제조, 금융, 로봇, 공공, 미디어 등 다섯 개 이상 산업군에서 실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예컨대 포스코DX는 제철소와 2차전지 공장에서 AI 적용 실효성을 검증하고 있으며, NHN은 자사 클라우드 인프라를 통해 국산 AI 반도체(NPU) 최적화 실험도 주도하고 있다.

NC AI는 이 컨소시엄을 통해 한국어에 특화된 고품질 대형언어모델(LLM)과 멀티모달 모델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기술력·데이터·산업의 삼각 구도를 완성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AI 주권의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

이연수 NC AI 대표는 “AI 주권은 단순한 방어가 아니라, 글로벌 무대에서 판을 짜고 규칙을 만드는 ‘게임 체인저’가 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기술과 데이터, 산업 전반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도록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게임사의 AI 실험실’ 정도로 여겨졌던 NC AI는 이제 경량 모델, 산업협업형 LLM, 오픈소스 기술 공개까지 선도하며 진정한 국가 AI 전략의 핵심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단지 ‘의외의 선택’이 아닌,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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