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그 이상’ 선언한 카카오톡, 하반기 대규모 개편 돌입

 

카카오 판교 아지트  사진=연합뉴스

카카오가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기반으로 카카오톡을 소셜 콘텐츠 허브로 확장한다. 메시지 삭제 시간 연장, 입력 중 표시 등 기본 기능 개선을 넘어, 피드 기반 친구탭과 숏폼 콘텐츠를 도입하며 메신저의 패러다임을 다시 쓰겠다는 의지다.

메시지 삭제·사진 전송·입력 상태 등 핵심 UX 전면 개편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부터 사용자 경험을 대폭 개선하는 업데이트를 이어왔다. 대표적으로 메시지 삭제 가능 시간을 기존 5분에서 24시간으로 확대했으며, 최대 120장의 사진을 한 번에 전송할 수 있도록 이미지 처리 기능을 강화했다.

또한 채팅 중 메시지를 입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입력 중 표기 기능’을 정식 적용했다. 이 기능은 양측이 모두 설정을 켜야 적용되며, 부담스럽다는 일부 사용자 의견도 고려해 온오프 설정이 가능하다.

나아가 주소나 계좌번호 등 민감 정보를 숨길 수 있는 ‘스포방지 메시지’ 기능도 눈에 띈다. 말풍선 내 특정 부분을 가린 뒤, 수신자가 직접 클릭해야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 프라이버시 보호와 재미 요소를 동시에 충족시킨다.

카카오톡 업데이트 이미지=카카오 제공
카카오톡 업데이트 이미지=카카오 제공

친구탭, ‘프로필 피드’로 전환… SNS와 메신저 경계 허문다

가장 주목할 변화는 카카오톡 첫 번째 탭인 ‘친구탭’이 SNS처럼 피드 기반으로 개편된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친구의 프로필을 클릭해야만 일상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개편 이후에는 스크롤만으로 여러 친구의 프로필 업데이트를 연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기준 약 1,340만 명의 이용자가 프로필을 통해 사진, 글 등 일상 콘텐츠를 공유하고 있으며, 평균 친구 수는 410명에 달한다. 이 중 23%는 월 6회 이상 프로필을 업데이트하고 있어, 피드 개편은 일상 콘텐츠 소비를 더욱 활성화할 전망이다.

오픈채팅 탭에 숏폼 피드 도입… 영상 콘텐츠 소비 확장 시도

카카오는 오픈채팅 탭에도 피드 형태의 숏폼 콘텐츠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플랫폼을 중심으로 확산된 숏폼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카카오는 포털 ‘다음(Daum)’에서 다양한 숏폼 및 영상 콘텐츠 실험을 병행해왔으며, 이를 카카오톡 플랫폼과 유기적으로 연결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메신저 기반 서비스에서 숏폼 소비가 어느 수준까지 확장될 수 있을지는 아직 시장 반응을 지켜봐야 한다.

온디바이스 AI 도입… ‘카톡 안의 AI’로 차별화 전략 가동

카카오톡은 하반기 중 자체 개발한 경량화 AI 모델을 기반으로 한 온디바이스 AI 서비스를 소규모 오픈 형태로 도입한다. 이는 클라우드 서버가 아닌 스마트폰 기기 내에서 AI가 작동하는 방식으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를 낮추는 동시에 응답 속도도 향상시킨다.

이 모델은 기존 베타 서비스 중인 AI 챗봇 ‘카나나’와는 별개로, 카카오가 독자적으로 설계한 경량화 기술을 적용한다. 국내 플랫폼 기업 중에서는 일부 디바이스 제조사를 제외하고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한 첫 사례다.

이용자들은 카카오톡 내에서 AI를 활용해 요약, 추천, 자동화 등의 기능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며, 향후 정식 서비스화 및 확장 여부는 초기 사용자 반응에 따라 결정된다.

카카오톡, 초개인화 AI 소셜 플랫폼의 교두보 되나

카카오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메신저에 머물렀던 카카오톡을 콘텐츠·AI·관계 기반 소셜 플랫폼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비전을 분명히 했다. 정신아 대표는 “카카오톡은 콘텐츠 발견과 탐색, 관계 중심의 소셜 기능까지 포괄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톡의 이번 전략은 단순한 기능 업데이트가 아닌, 초개인화 시대를 위한 플랫폼 혁신의 신호탄이다. 온디바이스 AI 기반 서비스와 콘텐츠 피드 구조를 결합한 카카오톡은, 국내는 물론 글로벌 메신저 시장에서도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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