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초거대 AI 모델 개발 프로젝트를 둘러싼 통신 3사의 전략 전쟁이 시작됐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각각의 강점을 기반으로 풀스택 AI 생태계 구축, 실수요 기반 특화 모델, 그룹 차원의 AI 통합 전략을 펼치며 국산 AI 패권 확보에 나섰다.

통신 3사의 AI 전략.  이미지=챗GPT생성
통신 3사의 AI 전략.  이미지=챗GPT생성

SKT, 반도체부터 모델·서비스까지…“풀스택 AI 오픈 생태계 구축”

SK텔레콤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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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독자 기술 기반의 ‘풀스택 AI 오픈 전략’을 통해 반도체-모델-데이터-서비스 전주기를 아우르는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한다. 주요 특징은 개발된 모델을 국내 AI 기업들에 오픈소스로 개방해 산업 전반의 기술 파급력을 높이는 데 있다.

컨소시엄에는 크래프톤(게임 AI), 포티투닷(자율주행), 리벨리온(추론형 반도체), 라이너(웹 리딩 에이전트), 셀렉트스타(멀티모달 데이터), 서울대·KAIST(알고리즘 설계 및 검증) 등 국내외 주요 기술 기업과 연구진이 참여한다.

SK 계열사인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SK이노베이션, SK AX 등의 내부 수요처도 모델 적용을 전제로 협력하며, 몰로코·씨메스·가우스랩스·스캐터랩 등 K-AI 얼라이언스 기업도 도입 의향을 밝힌 상태다.

KT, 공공·의료·로봇 특화…“실수요 중심 AI 개발”

KT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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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공공·의료·로봇 분야 등 실제 활용 수요가 뚜렷한 영역을 중심으로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컨소시엄에는 총 18개 기관과 기업이 참여했으며, 대표 참여사로는 솔트룩스(엑소브레인), 크라우드웍스(데이터 전처리), 매스프레소(교육 AI 콴다), 투모로 로보틱스(피지컬 AI) 등이 있다.

특히 KT는 경찰청·해양경찰청·헌법재판소·고려대의료원·로펌 등 다양한 공공기관과 협업을 통해 실제 문제 해결에 필요한 특화형 모델을 설계 중이다. 또한 하버드대 위구연 교수와 워싱턴대 이수인 교수 등 석학들이 자문진으로 참여해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KT의 전략은 기술보다 ‘현장 적용 가능성’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실용성을 강조한 점이 특징이다.

LG유플러스, 그룹 AI 총역량 결집…“엑사원 기반 확장 전략”

LG유플러스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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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는 LG그룹 주도의 ‘엑사원(EXAONE) 4.0’ 프로젝트에 참여해 통신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증 테스트와 상용화 지원에 나선다. 엑사원은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초거대 AI 모델로, 경량 버전인 ‘익시젠’을 기반으로 한 AI 에이전트 ‘익시오’는 이미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LG유플러스는 자사의 통신 인프라와 고객 데이터를 통해 AI 서비스의 실효성을 검증하고, 그룹 내 LG CNS·LG전자·LG화학 등과의 협업을 통해 유통·산업·모빌리티 분야로의 확장 기반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국산 AI 파운데이션’ 선발전 본격화…최종 2개 모델 선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7월 21일, 총 15개 컨소시엄의 제안서를 접수했으며, 8월 초 최종 5개 팀을 선정한 뒤 2027년까지 최종 2개의 국산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육성할 예정이다.

총 1,576억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며, GPU 인프라·데이터셋·전문 인력 등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선정 기준은 ▲글로벌 모델 대비 최소 95% 이상 성능 ▲오픈소스 공개 범위 ▲산업 파급력 ▲기술 완성도 등을 포함한다.

K-AI 경쟁력, 통신이 주도할 수 있을까?

이통 3사의 전략은 각기 다르지만 모두 ‘AI=통신의 미래 먹거리’라는 공통된 비전을 공유한다. 인프라 강점을 가진 SKT는 기술 주도형 오픈 전략으로, KT는 실수요 기반 특화모델 전략으로, LGU+는 그룹 역량 통합과 상용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정부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한국형 AI 생태계의 중심축이 누가 될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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